中 신장위구르 철저 '통제', 논란에 선 천취안궈 당서기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4.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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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인력 총동원 격자식 감시망 구축…
중국 내 높은 평가, 서구선 인권 탄압 비판

천취안궈 신장위구르 자치구 당서기./AFPBBNews=뉴스1천취안궈 신장위구르 자치구 당서기./AFPBBNews=뉴스1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이슬람교도 인권 탄압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지역의 공격적인 치안 관리를 주도하고 있는 천취안궈 당서기가 시진핑 국가 주석 시대의 권위주의 통치의 '매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 40여명은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앞으로 서신을 보내 '재교육 수용소' 운영 등 이슬람교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의혹을 받는 천 서기에 대해 제재할 것을 촉구했다. 천 서기가 이처럼 미국 정치권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역대급의 규모와 정교함을 갖춘 신장위구르 지역의 격자식 치안 구조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천 서기는 1955년 생으로 농민 집안에서 태어나 군 생활을 한후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9년 수도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성의 당 부서기로 부임했을 때, 성도 스자좡에서 시험하고 있던 격자 형태의 치안관리 법을 접했다. 감시와 보안을 체계화 하기 위해 지역 사회를 여러 구역으로 구분하고 각 구역마다 경찰 조직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천 서기는 2011년 분리주의 운동과 폭동 등이 잦았던 티베트 자치구 당 서기가 되면서 이 치안 체계를 도입했다. 각 지역을 관리하는 700여개의 '편의 경찰서'를 설치하는 한편 티베트인들의 민족적인 정체성을 희석시켰다. 티베트어 대신 중국어로 교육을 장려했고, 인종간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재정과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마을과 사찰에 수만 명의 당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인종 및 종교 갈등이 더 컸던 신장위구르 당서기에 임명됐다. 천 서기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토대로 이 곳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 약 1000~1600피트(304~488미터) 간격을 두고 수천개의 '편의 경찰서'가 설치됐다. 지난해 여름까지 최소 7700여개의 편의 경찰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용시설을 통해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재교육하는 한편 12~65세의 모든 주민들로부터 혈액 정보를 포함한 생체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경찰은 거주자들의 휴대폰 속에 있는 민감한 자료들을 찾아내기 위해 사진, 메시지, 다른 데이터들을 스캔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경찰 데이터 베이스와 연결되는 보안 카메라망을 확대해 개인의 활동과 은행 거래, 건강 및 법률 기록과 같은 방대한 개인 정보 풀을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빅데이터 기법도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천 서기의 임기 첫 해에만 약 10만 명의 치안 관련 인력 채용이 이뤄졌고, 2017년 신장위구르의 연간 보안 관련 지출은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580억 위안(9조7440억 원)을 기록했다.

서구에서는 천 서기의 이같은 감시, 통제에 대해 인권 탄압이라고 비판하지만 중국 정부 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마오쩌둥 시대에는 공산당을 중심으로 보다 철저한 사회 감시와 관리가 이뤄졌지만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당의 장악력이 약해졌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이처럼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를 다시 강화할 필요를 느꼈고 천 서기가 그 최전선에서 깃발을 들고 있는 셈이다. 천 서기는 지난 2017년 중국 공산당 서열 25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에 포함됐고, 2022년 당 최고 권력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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