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 화려한 상장에 웃음 짓는 손정의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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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 상장 성공, 시총 25조원…최대주주 라쿠텐, 3400억원 투자해 8배
기업가치 135조원 우버, 연내 상장 추진…지분 15% 소프트뱅크 기대감 ↑

지난 2월 6일 2019회계연도 3분기(2018년 10~12월) 실적 설명회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회사 경영에 대해 설명하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소프트뱅크지난 2월 6일 2019회계연도 3분기(2018년 10~12월) 실적 설명회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회사 경영에 대해 설명하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소프트뱅크




"'넘버 투(2)'가 이길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우리는 1등 기업에만 투자한다."

지난달 25일 도쿄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가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자신의 투자철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손 회장의 발언은 미국 2위 차량호출 기업 리프트(Lyft) 상장과 리프트 최대주주인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리프트는 지난달 29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뉴욕증시 나스닥에 상장했다. 첫날 주가는 공모가(주당 72달러)보다 8.74% 뛴 78.2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 23%가량 오르며 차량호출 사업에 대한 뜨거운 투자 열기를 증명했다.



리프트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라쿠텐도 엄청난 투자 이익을 얻게 됐다. 2015년 3월 3억달러(3400억원)를 투자해 리프트 지분 11.9%를 확보한 라쿠텐의 지분가치는 불과 3년 만에 8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현재 리프트의 시가총액은 222억달러(약 25조원)에 달한다.

리프트의 성장 이후 업계 1위 우버(Uber)의 최대주주 소프트뱅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버도 곧 상장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과 함께 조성한 1000억달러(약 113조원) 규모의 비전펀드를 통해 우버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우버의 IPO 규모는 최대 1200억달러(약 1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우버 상장 후 소프트뱅크의 지분 가치는 20조원을 넘어선다. 이밖에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유명 메신저 앱(응용 프로그램) 운영회사 슬랙(Slack),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 등도 연내 상장 후 막대한 지분 이익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투자한 스타트업 목록. /사진=소프트뱅크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투자한 스타트업 목록. /사진=소프트뱅크
소프트뱅크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올해만 47%가량 오르면서 닛케이225지수 상승률인 6%를 크게 웃돌았다. 주가의 기폭제가 된 것은 지난 2월 6일 발표한 6000억엔(약 6조1200억원)의 자사주 매입 결정. 그러나 단순한 자사주 매입만으로 이 정도의 주가 급등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팔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일부를 팔아 비전펀드 주주들에게 배분할 것"이라며 "우버가 상장하면 소프트뱅크가 토요타자동차를 제치고 일본 상장사 이익 1위 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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