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호황의 뒷면… "통장 잔고 0원" 30·40대 늘었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3.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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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BC 컨슈머 파이낸스 조사…
저축 못하는 30~49세 '23.1%'
"경기 좋지만 임금은 안 늘어"

/삽화=임종철 디자이너/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일손 부족 문제를 겪는 일본에서 저축을 하지 못하는 30~40대가 늘어났다는 한 금융사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20년 전 일본의 불황기에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서 취직하며 저임금에 시달렸던 이들이 경기가 나아져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SMBC 컨슈머 파이낸스(미쓰이 스미토모 금융그룹, 이하 SMBC)는 6일 30~49세 일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저축한 돈이 없다"고 답한 사람이 23.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6%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100만엔(약 1000만원) 이하를 저축한 사람은 절반을 훌쩍 넘긴 60.5%이었다. 30~40대의 평균 저축액은 195만엔(약 2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2만엔 줄었다.

이들 30~40대가 한달에 쓸 수 있는 여윳돈은 3만532엔(30만8449원)으로 1년 전(3만272엔)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은 저축을 못하는 30~40대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경기가 회복했지만 임금이 충분히 늘지 않았다"는 SMBC의 분석을 전했다.

일본의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노동자의 실질임금(물가 변동을 감안한 것)이 0.2% 증가해 2년 만에 올랐다고 밝혔지만, 이 결과는 통계부정 스캔들로 인해 신뢰를 잃었다. 야권에서은 지난해 실질임금이 0.4%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1월 구직자 당 일자리(유효구인배율)가 1.63개로 28개월째 구인난을 겪는 일본이지만 임금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50대 이상과 이전 세대 간의 저축액 격차도 보인다. 총무성의 '가계 조사보고'에 따르면 2017년 2인이상 가구주 기준, 50~59세는 저축 1699만엔 부채 617만엔이다. 60~69세는 저축 2382만엔 부채 205만엔으로 실질 보유자금이 더 크다.


반면에 40~49세는 저축 1074만엔 부채 1055만엔으로 실 보유자금은 20만엔이 되지 않는다. 40세 이하는 부채가 되레 500만엔 정도 많다.

사회 생활 경력이 20년가량 되는 40대의 저축 수준이 낮은 데 대해 육아로 인한 지출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취업 빙하기'로 불리는 일본의 불황기에 비정규직으로 또는 상대적 저임금인 중소기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소득을 불릴 기회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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