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공주·죽산보 '해체'…엇갈린 4대강 운명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9.02.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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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 금강·영산강 5개보 처리방안 제시…백제·승촌보는 상시개방

세종보의 모습 /사진=뉴스1세종보의 모습 /사진=뉴스1


금강과 영산강에 있는 5개의 보(洑) 중 세종보와 공주보, 죽산보 등 3개를 해체한다. 공주보는 부분 해체에 가깝다. 나머지 2개 보는 상시 개방한다. 4대강 16개 보 중 처음으로 나온 처리방안이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21일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의 처리방안을 제시했다. 금강 수계의 보는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3개다. 영산강 수계의 보는 승촌보와 죽산보다.



세종보는 큰 이견 없이 해체로 의견이 모아졌다. 과거 농산물 재배 지역이 도시 지역으로 편입되면서 보의 영향 범위 내에 농업용 양수장이 운영되지 않고, 보가 없더라도 물 이용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봤다.

기획위는 "세종보의 구조물을 해체할 때 비용보다 수질·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 등 편익이 매우 크다"며 "보를 해체하는 것이 합리적인 처리방안으로 제시됐다"고 밝혔다.



공주보도 원칙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공주보가 없어질 경우 수질과 생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공주보 해체 시 편익이 보를 없앨 때 발생하는 해체비용 등 제반비용을 상회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공주보 상부에 있는 공도교의 차량 통행량을 감안해 공도교를 유지하면서 물 흐름을 개선할 수 있도록 보 기능 관련 구조물을 부분적으로 해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공도교의 안전성과 지하수 문제 등은 다시 검토한다.

기획위는 죽산보도 해체 의견을 냈다. 보 설치 전 죽산보 구간의 환경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보 해체 시 수질과 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 등으로 인한 편익이 보 해체 비용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백제보는 상시 개방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백제보 개방 기간이 짧아 실측자료가 충분하지 않았고, 보 설치 전 자료를 이용한 평가 결과로도 보 해체의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백제보는 물 이용 수요가 많은 곳이다.

승촌보 역시 보 해체의 경제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 개방에 따른 수질과 생태의 개선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 주변 지역 물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보를 운영하면서 물 이용대책을 추진한 후 상시 개방하는 방안이 나왔다.

기획위가 제시한 방안은 올해 6월 시행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해 확정한다. 기획위 안을 사실상 확정안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강과 낙동강의 보 처리방안도 비슷한 방식으로 올해 중 제시한다.

홍종호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오늘 발표한 보 처리방안 제시안은 금강과 영산강의 자연성 회복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지역 주민과 미래세대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라고 말했다.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정기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앞으로 우리 강이 자연성을 회복해 건강한 하천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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