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출연 23개 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정무위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인사 및 연구기관 23곳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각종 경제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는 기관 원장과 성경륭 경인사 이사장에게 현안 이슈에 대한 공식입장을 물었다.
최 원장은 "공식적으로는 정부정책을 방어하기보다 정책적으로 보완한다"며 "(소득주도성장 관련) 공식입장을 낸 적은 없다"고 답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KDI가 지난 6월1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이게 KDI 공식입장인가"라고 물었다.
최 원장은 "공식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으나 KDI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있고 저는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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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장은 김정훈 한국당 의원과도 공식입장을 두고 논쟁을 이어갔다. 김정훈 의원은 최 원장에게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최 원장은 "금리는 복잡한 주제로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원장은 경제학 교수 출신이지 않느냐"며 "원리적 차원의 이야기로 금리를 인상한다는 전제하에 경기가 위축될 수 있지 않느냐"고 거듭 물었다. 최 원장은 "민감한 주제로 이해해달라"며 "부분적으로 경기가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경기 영향을 받으며 가계소득이 줄 수 있지 않느냐"며 "원론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원론도 복잡하다"고 답해 현장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결국 김 의원은 "좀 소신을 갖고 하라"며 "학자 출신이 그렇게 소신도 없이 이럴거면 왜 국감장에 앉아있느냐"고 질타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같은 상황을 두고 "국민을 위한 싱크탱크가 국감에서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답을 줘야하지 않느냐"며 "현학적 자세로 경기 영향을 물었을 때 복잡한 결과를 준 것이라고 답을 피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연구기관)은 한 정권, 한 정치인을 위한 곳들이 아니"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해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성 이사장에게 연구기관의 '공식입장' 부분을 재확인했다. 민 위원장은 "정부 국책연구기관에선 보고서 발간시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붙이거나, 별도 언급은 없지만 사실상 공식입장 같은 보고서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성 이사장은 "연구하는 입장에선 공식입장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면서 "전문연구자가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최고수준의 역량으로 발표하는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연구원의 공식입장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합동연구나 특정주제에 대해 개별연구기관 또는 다수 연구기관이 장시간 연구하고 토론해서 공식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지만 대부분 연구는 각 연구원별로 나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