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판매중지 검토" 도이치모터스 실적 먹구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8.08.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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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시 사실상 개점휴업…원인규명 전까지 판매일시정지 움직임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서 의견진술중인 하종선 BMW 피해자모임 변호사를 쳐다보고 있다.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서 의견진술중인 하종선 BMW 피해자모임 변호사를 쳐다보고 있다.


BMW 화재 사건의 책임을 지고 BMW코리아가 문제 차량의 판매중지를 검토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딜러사의 실적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판매중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BMW 판매 비중이 높은 도이치모터스 (5,250원 ▼30 -0.57%) 등 딜러사(판매회사)의 실적이 곤두박질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 참석한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판매중지 검토 요청에 "책임을 통감한다.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BMW 판매중지가 결 나면 도이치모터스처럼 BMW 판매의존도가 높은 딜러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게 된다. 국내 BMW 판매 '빅3'인 코오롱글로벌이 건설산업을 근간으로 하고 한독모터스가 비상장 회사인 것과 달리 도이치모터스는 BMW 판매 의존도가 높은 상장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의 상반기 매출은 5510억원으로 이중 BMW 판매부문은 4107억원에 달한다.

BMW 화재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가 리콜을 발표한 지난달 26일을 기점으로 6000원을 상회하던 주가는 최근 5000원선을 힘겹게 지키고 있다. 한 때 장중 5000원선이 무너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국회에서 BMW 화재 책임을 두고 제조사뿐 아니라 판매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딜러사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이날 강 의원은 김 회장에 대해 "(손님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배탈이 났는데 '원인은 재료에 있으니 재료를 가서 찾아보라'고 이야기하는 식당 주인"이라고 표현하면서 "배 아픈건 미안하지만 나는 팔기만했지 만들지 않았다는 관점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안은 다르지만 폭스바겐이 리콜 명령을 받은 디젤차에 대해 미국에서 판매 중단했다. 이것은 딜러로서 결정한 것"이라며 "제조사 입장과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딜러로서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판매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반면 국내 BMW 딜러사들은 소비자와 접점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BMW코리아 그늘에 숨어 어떤 책임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문제 차종이 자동차관리법상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원인을 밝히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판매 일시정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 의원은 "행정부는 운행정지는 당연한 것이고, (원인규명 전까지) 이 기간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매 일시정지 결정을 내릴 경우 그동안 원인 규명에 미온적이거나 회피하던 제조사와 딜러사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판매실적에 따라 수당을 챙기는 딜러의 압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이와 관련해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제도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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