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환자, 임플란트 할땐 철저한 사전검사부터"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8.07.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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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영상판독]②허민석 서울대 교수 "건강검진에 영상판독 필요"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허민석 서울대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가 환자의 CT영상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유경 기자허민석 서울대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가 환자의 CT영상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유경 기자


"골다공증 환자, 임플란트 할땐 철저한 사전검사부터"
“한 선배가 78세 환자한테 임플란트를 시술하려는데 예전에 실패경험이 있는 환자라고 한번 봐달라더군요. 골이 단단하고 좋아 보이는데 어떠냐는 거였죠. 제가 다급하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뼈가 단단하게 돼 있는 ‘골경화상’이었거든요.”

허민석 서울대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염증에 의해 경화된 뼈도 치과용 CT(CBCT)나 파노라마영상을 보면 허옇게 보이니까 뼈가 단단한 줄 알고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경우 임플란트 시술이나 신경치료 등의 외부자극이 가해지면 염증이 번져 골수염이 발병할 공산이 크다. 골수염은 염증에 의해 뼈가 파괴되는 병으로 심한 경우 턱뼈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고 허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고령화로 골수염 환자가 많을 뿐 아니라 증세도 심각하다”며 “특히 여성은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계의 골다공증약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환자는 뼈 성분 자체가 변해 턱뼈에 골수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사전 영상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플란트를 시술하기 전 영상판독을 받으면 암 또는 염증을 조기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이를 무시한 채 시술하면 암이나 골수염을 자극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65세 이상으로 확대돼 임플란트 시술자가 급증하면서 이런 우려는 더 커졌다. 임플란트 대상자는 대부분 암이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인 데다 남성은 흡연으로 구강암 발병 가능성이, 여성은 골다공증약 복용으로 골수염 발병 가능성이 높아서다. 허 교수는 “대부분 환자가 임플란트 시술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다”며 “골육종과 같은 악성종양보다 양성종양과 골수염이 더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에 한 번 구강검진을 할 때 CBCT나 파노라마영상을 찍어 판독만 해도 구강암 등 관련 질환을 조기발견할 수 있다”며 “치과에 가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건강검진에 영상판독이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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