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 크누센사에 인도한 고성능 LNG운반선 모습/사진제공=현대중공업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1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데 대해 조선업계에서는 이 같은 금리역전이 위기 극복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금리 역전으로 원화 대비 달러가치가 올라갈 수 있어서다.
미국 금리 인상은 현지 경기가 좋다는 뜻이어서 선주들의 발주 확대의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계 주요 선주들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있다”며 “미국과 유럽 경기를 타고 수주가 늘어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32,350원 ▲600 +1.89%) 등 철강업계는 금리역전으로 인한 신흥시장 경기 위축을 우려한다.
신흥국이 자본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도미노에 나서면 현지 경기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최근 몇년간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잇단 철강 관세 폭탄을 맞아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판매 의존도를 높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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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108,100원 ▲400 +0.37%). GS칼텍스 등 정유업계에서는 일단 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변동성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분위기다.
A정유사 관계자는 “원자재인 원유를 수입하는 반면, 석유제품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구조여서 금리 역전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이에 따른 효과가 서로 상쇄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 변동성에 유가 상승이 겹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이고, 원유 소비 증가의 신호이기도 하다. 이럴 경우 원유 수요 증가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원유도입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달러가 강세로 갈 경우 유가 상승은 제한적이지만 중동 감산과 예기치 못한 정정불안으로 유가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상반기 40~50달러선이었던 국제유가는 현재 60달러대로 올라선 상태다. B정유사 관계자는 “관건은 결국 유가 변동성”이라며 “유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업계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업계는 금리나 유가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실물경기에서 돈의 흐름이 적을 경우 구매 감소로 이어질 우려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