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상파 중간광고 꼼수논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7.05.19 03:00
글자크기
[기자수첩]지상파 중간광고 꼼수논란


"이제는 드라마에서도 중간광고를 하네."

지상파 수목 드라마를 보던 아내가 혀를 끌끌 차며 던진 말이다. 이 날 70분짜리 드라마를 35분씩 1, 2부로 나눠 중간에 광고 영상이 방영됐다. 최근 MBC, SBS 등 지상파방송사들이 '프리미엄 CM'이라는 이름으로 시행 중인 편성 방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유사 중간 광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프로그램 사이에 광고를 방영하는 '중간광고'가 금지돼 있다. 프로그램 편성시간을 쪼개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SBS가 인기 예능인 'K팝스타'를 1,2부로 나눠 방송하면서 시작된 프리미엄CM은 지상파 간판 예능프로그램에 이어 최근 드라마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측은 "새로운 편성전략일 뿐 중간광고가 아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프리미엄 CM을 케이블방송을 중간광고로 여기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실제 케이블방송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사이에 1분씩 방영되는 중간 광고와 지상파가 1, 2부로 프로그램을 나눈 뒤 편성하는 '프리미엄 CM'의 차이는 크지 않다. 때문에 '꼼수', '유사' 중간광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그동안 정부에 중간광고를 허용해달라고 주장해 왔다. 종합편성채널 및 케이블방송의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방송 환경이 바뀌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 수익 악화에 시달려왔다. 방송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원 마련이 필요하고 케이블·종합편성채널과의 역차별도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중간광고 도입 등 광고 규제 개선 방안을 검토해 필요할 경우,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정당하게 지상파가 중간광고를 도입·시행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상파들이 비판을 받는 것은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와 검토 등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유사 중간광고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방송은 국민의 윤리적·정서적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 방송법 6조에 나온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부분 중 일부다. 정해진 제도 변경 절차를 무시하고 법의 미비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방송사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