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윤이상콩쿠르·서울연극제, 올해는 정부 지원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7.02.1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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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기로 놓였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회생 가닥…서울연극제도 3년 만에 정부지원·대관 확정

2015~2016년 국비 지원이 끊겼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와 서울연극제가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기금 지원을 받는다. /사진제공=통영국제음악재단, 서울연극협회2015~2016년 국비 지원이 끊겼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와 서울연극제가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기금 지원을 받는다. /사진제공=통영국제음악재단, 서울연극협회


국비 지원이 끊겼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와 '서울연극제'가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을 받게 됐다. 두 사업 모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축제다.

지난해 국비 지원이 중단된 데 이어 올해 경상남도 지원마저 끊기면서 예산 부족으로 존폐위기에 몰렸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이로써 대회 개최에 숨통이 트였다. 2014년 말 대관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블랙리스트' 논란의 시초가 됐던 서울연극제의 경우 내년까지 대학로예술극장·아르코예술극장 대관이 확정됐다.



문예위가 최근 발표한 '2017년도 문화예술진흥기금 정시공모 사업' 지원심의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개최되는 제15회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와 제38회 서울연극제는 각각 1억 6000만원, 9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윤이상평화제단. /사진제공=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윤이상평화제단. /사진제공=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2006년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 산하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콩쿠르다. 2013년까지 9000만 원 가량의 국비를 지원받으며 국고지원평가에서도 여러 번 1위에 뽑혔다. 그럼에도 국비지원은 2014년 5000만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아예 전액 삭감됐다.



지난해 2억 원을 지원했던 경남도는 2003년 해당 콩쿠르를 제안한 당사자임에도 사전협의 없이 올해 예산 2억원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됐다. 이처럼 예산 지원이 끊긴 배경엔 '블랙리스트'가 작용했다는 것이 문화계 전언이다.

콩쿠르를 개최하는 윤이상평화재단은 신계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과 함께 '블랙리스트' 목록에 올라있다. 신 전 의원은 2010년부터 2012년 12월까지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바 있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 수첩엔 '윤이상 방북'이란 메모가 적혀 있어 논란이 됐다. 윤이상평화재단은 2014년 북한윤이상음악연구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서울연극협회가 1977년부터 개최해 온 서울연극제도 2014년부터 지원에서 배제됐다. 서울연극제는 2014년 말 문예위로부터 '행사계획 서류미비', '신청단체 신뢰도 부족' 등을 이유로 연극제 사상 처음 한국공연예술센터 대관 심의에서 탈락했다. 연극계는 이를 두고 한국공연예술센터를 고소하는 등 항의를 이어갔지만 지난해에도 대관심의에서 탈락하고 국비지원도 배제됐다.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을 포함한 협회 회원 일부는 문재인,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블랙리스트' 축제 모두가 지원금을 받게 된 것은 아니다. 다원예술 분야에서 '정치적 편향단체'로 지목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임인자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변방연극제도 마찬가지다.

두 축제가 포함된 '지역대표공연예술제' 분야 심의를 진행한 심의위원진은 "계획의 충실성과 수월성, 계획의 실현 가능성, 결과의 파급효과를 기준으로 심의했다"며 "심의 과정 중 갑론을박이 있을 때는 전년도 평가를 참조했다"고 밝혔다. 연극, 무용, 전통예술, 창작뮤지컬 분야와 시각예술 분야의 문예기금 지원 심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심의 결과는 3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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