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유통가, '가격'에서 '식품'으로 전선 확대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7.01.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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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신선식품 수요 확대, 식품 강자 대형마트 vs 온라인 강자 이커머스 '혈전' 예고…"물류 경쟁력이 승부 가를 것"

2017년 유통가, '가격'에서 '식품'으로 전선 확대


지난해 '온라인 가격전쟁'으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던 유통업계가 올 초부터는 소비자 수요가 높은 식품 상품군을 두고 급변하는 소비시장에서 힘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초저가 공세에 대형마트 등 전통적 유통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로 수성전을 벌인데 이어 올해부터는 신선식품 등 핵심 상품들에 대한 온라인 업체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통업체들의 음식료품 판매액은 80조80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 증가하며 소매판매액 증가율 4%를 웃돌았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매 수요가 높아져 음식료 상품군 온라인 거래액은 5조6999억원으로 29% 증가했고, 모바일 거래액은 32조4240억원으로 52% 급증했다.

온라인 쇼핑 환경 구성에 우위를 점한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처럼 수요가 확대된 신성장 시장인 신선식품 시장의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11번가를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SK플래닛은 지난달 온라인 친환경 식품 판매 업체 헬로네이처를 인수하며 업계에 선전포고했다. 신선식품 분야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해 과일, 정육, 양곡, 수산 식품 판매에 나섰고, 수도권 지역 24시간 내 배송 시스템도 갖췄다.

티몬은 생필품 전문몰 슈퍼마트를 통해 이달 중 신선식품 판매를 본격활 계획이며 위메프는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 '신선생'을 오픈해 1인가구를 겨냥한 다품목 소량의 신선식품을 묶음으로 익일배송하고 있다.

온라인 업체들의 신선식품 시장 침공을 예상해왔던 이마트 등 대형마트 업계는 △신상품 개발 강화 △매입구조 개선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온라인 판매·배송 강화 등으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마트는 산지 직거래를 확대하고, 물류체계 등 매입구조를 개선하는 등 기초체력을 다지며 올해 신선식품 대전을 준비해왔다. 특히 가격 경쟁력과 동시에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간편과일·채소, 손질생선, 고급생선회 등 차별화 상품을 개발 중이다.

또 지난해 3분기까지 신선식품 매출이 28% 신장한 이마트몰을 통해 신선식품 전문관을 운영하는 등 온라인에서도 정면승부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의 최대 강점인 당일배송 시스템을 통해 신선식품에서 가장 중요한 선도관리 능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 비중이 약 25%를 차지하는 롯데마트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선식품 전문 직원 육성과 물류시스템 강화, 고급화 등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이 업계 최초로 축산물 사육, 도축, 가공, 판매 등 전 과정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는 등 식품 안전성과 신뢰를 무기로 내세웠다.

한편, 온라인 전선으로 확장된 유통업체들의 '신선식품 전쟁'은 식품의 신선도를 보장할 수 있는 빠른 배송과 이를 위한 물류 시스템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업체들은 신선식품 온라인 유통을 선점하기 위해 그동안 자동화 물류센터와 배송에 집중 투자를 해왔다"며 "온라인 업체들도 배송을 통한 소비자 편의성을 강조해 유통업 내 경쟁력 중 하나로 물류가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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