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소비심리지수 공표방식 첫 개편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6.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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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소수점’ 첫째 자리로 변경…한은 “세밀한 심리변화 감지 가능할 것”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동훈 기자한국은행 전경. /사진=이동훈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 소비심리 변화를 가늠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 지표 공개방식을 처음으로 개편한다. 그동안 ‘정수’ 형태로 표기됐는데 '소수점 한 단위'까지 공개범위를 넓혔다. 지난 1995년 소비자동향조사가 시작된 이후 21년 만에 첫 시도다.

한은은 이를 통해 보다 미세한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 변화를 읽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 소비심리지수 소수점 첫째자리까지 공개=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동향조사 대표지수인 소비자심리지수가 9월부터 소수점 이하 첫째자리까지 공개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부문 지수 조사결과가 합산 산출되는 경제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5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이보다 크면 경기인식이 낙관적, 이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그동안 정수로 표시됐다. 예컨대 조사결과가 100.5으로 나오던 101.4 나오던 모두 결과는 101로 공개됐던 것.

그러나 이런 방식은 소비자심리지수의 미세한 변화를 파악하는데 다소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올해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로 5월과 동일했으나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비교하면 5월(99.2)이 6월(98.8)보다 0.4포인트 더 높았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부문 지수는 그동안 소수점 한자리로 표시됐는데 합산 지수는 반올림 계산으로 정수로 표시돼 미시적인 변화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공표방식 개선으로 지표 유용성과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도 소비심리 관련 합성지수는 소수점 한 자리까지 표시하고 있다. 다만 한은은 미국 방식을 참조해 가계수입, 금리수준, 물가수준, 주택가격 등 개별 전망지표는 기존처럼 정수로 표기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1995년 3분기부터 소비자동향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5년 1분기부터 합성지수인 소비자심리지수 통계를 작성했고, 2008년 9월부터 공표시기를 분기에서 월로 조정했다.

한은은 이를 고려해 앞서 발표된 소비자심리지수 시계열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7월 소비자심리지수부터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표시된다.
한국은행, 소비심리지수 공표방식 첫 개편
◇ 9월 소비심리지수 0.1p↓…경기판단 관련 지수 하락=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7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구성지수별로 소비지출전망이 0.3포인트 상승했지만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이 0.2포인트씩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경기판단 관련 지수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별 전망지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91), 생활형편전망CSI(98), 가계수입전망CSI(100)은 전월과 동일했다. 소비지출전망CSI은 107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2, 향후경기전망CSI는 83로 전월대비 각각 2포인트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0으로 전월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07로 전월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1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전망수준CSI는 100이 넘을 경우 ‘금리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더 많다는 의미다. 미국 연준(Fed)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가계저축CSI는 89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저축전망CSI는 94로 전월과 동일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5로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했고 가계부채전망CSI는 99로 전월과 동일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35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12로 전월과 비교해 4포인트 상승했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14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2.4%,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전월대비 0.1%포인트씩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설문조사(중복응답 가능) 결과 공공요금(53.7%), 집세(42.2%), 농축수산물(33.3%), 공업제품(32.5%), 개인서비스(19.4%)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배춧값 등 농산물 가격의 급등세를 반영하듯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응답률이 지난달과 비교해 대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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