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등 국내 주요 장비 기업들이 유망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자회사 설립, 의료기관과의 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바이오 관련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를 통해 전방산업 설비투자에 따라 실적 부침이 심한 장비사업을 보완하는 한편,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탑엔지니어링 (6,280원 ▼90 -1.41%)은 자체적으로 자회사를 두고 바이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2014년 의료기기업체 리오메디텍을 설립했다. 지분 47.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래컴퍼니 (28,000원 ▲100 +0.36%)는 의료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한 사례다. 이 회사는 최근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복강경 수술로봇인 '레보아이'(Revo-i)에 대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담낭절제와 전립선절제 등에 활용될 레보아이는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았다.
미래컴퍼니는 또 치과용 영상진단장비 업체인 '레이'(RAY) 지분 10.21%를 보유, 3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레이는 전체 실적 중 98%가량을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주도형 강소기업으로 올해 280억원 가량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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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텍플러스 (26,550원 ▲200 +0.76%)와 팸텍 등 바이오사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인텍플러스는 최근 바이오분석기기 일종인 '고해상도·형광수명현미경' 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관련 프로젝트에는 오는 2019년까지 정부 출원 20억원을 포함해 총 28억원이 투입된다. 팸텍 역시 내년 중 자체 기술로 호르몬 측정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 케이씨텍 (22,450원 ▲150 +0.67%)은 위염치료제 '지소렌정' 등에 주력하는 바이오업체 지엘팜텍의 지분 14.52%를 보유하고 있다. 지엘팜텍은 폐경기 여성을 위한 혈관운동성 증상치료제 등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들 장비 기업들은 대부분 특정 장비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 연간 수천억원대 매출액을 올리며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성장성이 큰 바이오 분야에 장비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는 것은 '실리콘사이클'(반도체주기)과 '크리스탈사이클'(디스플레이주기)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장비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비기업들은 한국에 이어 중국 등에서 대규모 디스플레이 투자가 이뤄지면서 앞으로 2∼3년 동안 안정적인 실적 확보가 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주력사업이 호조를 보일 때 바이오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 투자가 하강국면에 진입할 시기를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