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역~서빙고역 지하화…동부이촌동 '숲길공원' 생긴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6.09.08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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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한강·용산역~한남뉴타운 녹지 축 연결…새 지역명소 기대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경원선 용산역~서빙고역 구간을 지하화하고 지상 공간은 숲길공원으로 꾸며진다. 서빙고역 역사부지는 업무·주거·상업 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용도로 개발될 예정이다.

7일 서울 용산구에 따르면 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원선 지하화 기본구상안'을 마련, 지난 6일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용산역에서 서빙고역까지 경원선 철도 3.5km 구간을 지하화한 뒤 지상에는 경의선 숲길공원과 같은 선형공원(가칭 경원선 숲길공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경원선 숲길공원은 용산공원, 한강과 연계해 서울의 또 다른 경관 축을 이루게 된다.



기본구상안에 따르면 지상에는 폭 20m 길이 1.9km의 친환경 녹지공간이 조성된다. 공원에는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이 만들어지고 공원길을 따라 저층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서빙고역 주변은 철도 건널목을 없애고 도로를 새로 만드는 등 교차로를 개선해 교통을 원활하게 할 계획이다. 역사부지 4만5800㎡는 일본 도쿄의 롯본기힐스와 같이 업무·주거·상업 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용산구가 경원선 지하화와 공원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1914년 만들어진 지상철도로 인해 그동안 지역단절과 소음피해 등의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구에 따르면 서빙고역 일대 철도소음은 아파트 옥상에서 측정 시 60.9~63.8dB(데시벨)로 야간 철도소음 기준(53.5~59.6dB)을 초과한다.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지역단절로 균형발전을 방해한다는 것 역시 지상철도의 문제로 꼽혀왔다.

구는 또 경원선 지하화 사업이 용산 일대 지역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산은 현재 미군기지 이전부지에 조성 예정인 용산공원을 비롯해 동부이촌동 아파트 재건축, 국제빌딩 주변 재개발, 국제업무지구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숲길공원은 용산공원과 한강을 연결하는 남북녹지 축과 용산역~한남뉴타운을 잇는 동서녹지 축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구는 경의선 숲길공원, 경춘선 숲길공원 등 폐철도부지에 조성된 공원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점도 참고했다. 용산문화체육센터에서 가좌역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폐철길 6.3km 구간에 만들어진 경의선 숲길공원은 5년 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 5월 전 구간이 개통됐다. 경의선 숲길공원의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광운대역에서 화랑대역까지 경춘선 폐철길 약 6km에 조성되는 숲길공원은 지난해 1단계 구간 개통에 이어 현재 2단계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원선 지하화 역시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지역 활성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재원이다. 구는 사업비로 약 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 예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켜 국비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용산~청량리~망우역 구간 지하에 철로를 2개 더 추가하는 2복선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구는 2복선 사업과 연계해 정부가 경원선 지하화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지상구간 개발은 복합개발을 통해 일부 매각·임대수익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다. 철도 지하화로 동부이촌동 재건축 사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발이익 환수 등의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일제시대 때부터 만들어진 지상철도로 지역 주민들은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다"며 "지하화 필요성이 시급한 만큼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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