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요맘때면 들려오는 덕담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이 덕담도 옛말이라며 한숨소리가 더 큽니다.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 추석 식탁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5일이라는 긴 연휴가 기다린다는 게 위안거리입니다.
한가위를 다른 말로 추석이라고 하죠. 이외에도 중추절, 가배절, 가위, 가윗날 등 한가위를 부르는 말은 여럿 있는데요. 어떤 말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신라 유리왕 때 가을 무렵 궁궐에 베짜는 사람들을 모아 두 편으로 나눠 길쌈을 했는데요. 베를 짜서 한달 뒤인 한가윗날 그동안 짠 베의 양을 평가,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데서 '가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것이 가비, 가부로 불리다 '가위'라는 말로 변한 것입니다. 이후 1년 중 가장 밝은 달이 뜨는 음력 8월15일이 가을 수확과 맞물려 자연스레 민족 최대 명절이 됐고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가위가 추석으로 풀이돼 있습니다.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을 지닌 추석은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예기(禮記, 옛 중국 유가의 경전)의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나왔다는 의견과 중추, 추중, 칠석, 월석 가운데 중추의 추(秋)와 월석의 석(夕)을 따서 추석(秋夕)이라고 했다는 의견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그렇다면 어원이 정확하지 않은 추석보다 쉽고 뜻이 분명한 순우리말 '한가위'로 부르는 게 더 적합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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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면 마을마다 '전통놀이 한마당'이 펼쳐지곤 하죠. 이런 흥겨운 행사에 윷놀이가 빠질 수 없는데요. 윷놀이잔치를 척사대회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척사란 '던질 척'(擲) '윷 사'(柶), 즉 '윷을 던진다'는 뜻인데요. 쉬운 윷놀이를 나누고 굳이 어려운 한자를 쓸 필요가 있을까요?
다음주면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입니다. 아무리 풍속이 변하고 다들 어려운 상황이라지만, 가을하늘을 비추는 보름달 아래서 가족의 사랑을 다시금 느껴보는 훈훈한 명절이 됐으면 합니다.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추석과 관련된 속담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1 꿩 대신 닭
2 팔월 그믐에 마지막 쉰다
3 보은 아가씨 추석비에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