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서, 절기도 모르는 당신은 '철부지'

머니투데이 나윤정 기자 2016.08.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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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안다리걸기]52. 절기란 무엇일까?

편집자주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처서인 오늘도 서울 낮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립니다. 하지만 만개한 코스모스 볼 날도 머지 않았겠죠? /사진=머니투데이DB처서인 오늘도 서울 낮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립니다. 하지만 만개한 코스모스 볼 날도 머지 않았겠죠? /사진=머니투데이DB


차가운 바람 때문에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가을의 2번째 절기 '처서'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더위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최장기 폭염으로 최악의 여름이 계속되면서 한반도는 그야말로 '불판'인 데다 열섬현상까지 겹쳐 잠못 이루는 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2000명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전기료 걱정에 에어컨도 마음 놓고 켤 수 없으니 밤낮 없는 더위에 정말이지 숨이 막힙니다.

이 더위 언제쯤 물러갈까요? 오늘도 서울 낮기온은 35도까지 올라 무더위가 기승을 무립니다. '하루 더 더…'하며 늘려온 폭염종료도 26일(금요일)로 미뤄졌고요. 오늘이 가을바람 불어온다는 처서인 게 맞냐고 비웃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오늘은 처서, 절기도 모르는 당신은 '철부지'
절기란 무엇일까요? 절기는 황도(태양의 지나는 길)를 24개로 나눠 계절을 구분한 것인데요.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도 간격으로 점을 찍어 총 24개 절기로 나타냅니다. 농사가 주업이던 우리 조상들은 계절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따라서 해 중심의 24절기 명칭을 기본적으로 외우고 살았습니다. 절기를 순우리말로 '철'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절기를 모르면 '철부지', 절기를 알면 '철들었다'고 표현합니다. 8월 말 처서에 폭염이라니… 진짜 철부지는 '날씨'인 것 같네요.

처서(處暑) 한자를 풀이하면 '더위(暑)를 처리한다(處)'는 의미로, 여기서 처(處)는 처리하다란 뜻으로 쓰였는데요. 처는 이외에도 거처(居處·일정하게 자리잡고 사는 일. 또는 그 장소인 거처) 처세(處世·이 세상에서 살아간다) 처신(處身·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 같이 '살다, 존재하다'란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지난 16일은 말복이었는데요. '삼복'(초복·중복·말복)도 절기일까요? 아닙니다. 삼복은 소서(7월7일)에서 처서(8월23일) 사이에 있지만 절기는 아닙니다.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을 말복이라 해서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이라 합니다. 삼복뿐만 아니라 단오·추석·설·대보름도 절기로 아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단오·추석·설·대보름은 24절기와 관계없는 우리의 4대 명절입니다.

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린다 해도 계절의 순환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겠죠? 폭염이지만 아침저녁으론 선선한 바람과 가느다란 귀뚜라미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다면 이 더위가 마지막 고비인 셈인데요. 26일 지나면 정말 이 더위도 끝이 보이겠죠?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가을 절기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1 입추
2 처서
3 백로
4 우수
오늘은 처서, 절기도 모르는 당신은 '철부지'
정답은 4번 우수입니다. 우수(雨水)는 '날씨가 풀려 눈이 녹아 비가 되는' 봄의 절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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