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폰' 예약판매만 1조라더니… 결국은 감사의견 거절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6.08.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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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스컴텍, 반기 의견거절… 김수현폰 실제 판매 대수도 의문

김수현김수현


"'김수현폰'의 예약 판매규모가 1조원을 초과, 올해 3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한다."

지난 4월 코스닥에 상장된 기능성화학소재 전문기업 에스에스컴텍 (28원 ▼29 -50.9%)이 발표한 보도자료의 내용이다. 김수현폰은 최고의 한류스타인 김수현 관련 모바일 콘텐츠를 기본 탑재한 중국 레노버의 스마트폰 주크 Z1과 Z2 제품을 말한다. 일종의 스페셜에디션 제품이다.

하지만 김수현폰으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에스에스컴택은 지난 9일 채권자의 파산신청으로 인해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더나아가 상반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퇴출위기에 내몰렸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에스컴텍은 상반기 별도와 연결기준 감사보고서에 대해 모든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57억원, 영업손실은 41억원이다.

삼정회계법인은 △계속기업 가정 △자산의 회수 가능성 △계정 분류의 적정성 △우발채무의 완전성 △특수관계자 거래에 대한 검토절차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에스에스컴텍은 지난해 11월 자회사 케이스타폰이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 레노보의 자회사 북경신기공장과기유한공사와 손잡고 '김수현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1대가 팔릴 때마다 약 3만원의 수수료 수입이 발생한다는 설명도 붙였다.

레노보와 관계가 있던 A씨가 키이스트를 설득했고, 에스에스컴텍이 FI(재무적투자자) 역할을 맡는 사업구조였다. 지난해 8월 최대주주가 삼수홀딩스로 바뀐 에스에스컴텍은 마침 신사업을 찾고 있는 상황이었다.

에스에스컴텍은 키이스트에 MG(미니멈개런티)로 수십억원을 주기로 한 뒤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급했고, 김수현은 관련 콘텐츠의 촬영까지 모두 마쳤다. 하지만 에스에스컴텍이 자금 유치에 실패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에스에스컴텍은 수차례의 잔금 지급 일자를 변경했지만, 결국 연말 김수현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에서 열기로 한 제품홍보행사 전까지 잔금을 주지못했고, 키이스트와의 계약은 해지됐다.


하지만 A씨는 신규법인 한류스타폰개발기술(이하 한류스타폰)을 지난 1월 설립하면서 다시 김수현폰 사업은 되살아났다. 한류스타폰이 키이스트와 한 홍콩법인이 맺은 초상권 계약을 인수했다고 주장하며, 김수현폰 사업을 재개한 것. 에스에스컴텍은 한류스타폰에 지분 출자를 했고 2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에스에스컴텍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에스에스컴텍의 한류스타폰 지분 취득은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지난 4월 출시된 김수현폰의 판매와 관련된 에스에스컴텍의 발표도 실제와 크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레노버는 중국시장에서 4월 45만대, 5월 55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사실상 에스에스컴텍의 발표는 거짓일 공산이 크다. 김수현폰의 판매부진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구모델인 주크 Z1 등에 관련 콘텐츠를 탑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류스타 김수현 효과를 노린 한탕주의 성격의 김수현폰 사업의 실패는 고스란히 에스에스컴텍 주주들의 피해로 돌아갔다. 지난해 11월 대박 기대감에 에스에스컴텍 주가는 5380원까지 치솟았다.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 8일 종가 기준 주가는 1345원.

한편 에스에스컴텍은 김수현폰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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