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오아시아의 첫 결혼이주여성 점주가 된 필리핀 출신의 루나 제너린(33)씨가 손님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직원이던 그가 카페 사장이 된 비결은 '아임시이오(I'm CEO)' 프로그램에 있었다. 올해 2월 그는 포스코의 후원을 받아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가 카페오아시아와 협력해 만든 '다문화·취약계층 경제적 자립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바리스타로서 숙련된 결혼이주여성에게 카페 창업 자금(최대 2000만 원)과 경영컨설팅·제반 행정 절차를 종합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첫 번째 수혜자로 탈북여성이 인천 배다리점을 오픈한 데 이어 제너린씨가 두번 째 창업자가 됐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총 결혼이민자 15만여 명 중 여성은 약 12만여 명으로, 그중 결혼 5년 이내 가정이 해체되는 비율은 37.8%에 이른다. 결혼을 유지하더라도 대체로 부부간 나이 차이가 많은 탓에 시간이 지나면 한국인 남편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돼 자녀 교육 등의 부담은 결국 결혼이주여성에게 전가된다.
2012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보면 결혼이주여성의 고용률은 증가추세이지만 일자리의 질적 수준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노무가 29.9%로 가장 높고 23.9%는 서비스 분야 종사자였으며, 관리자는 0.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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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카페사장이 된 제너린씨의 사례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카페가 잘돼 나중에 우리 딸에게 물려줄 수 있겠다고 상상하면 정말 기분이 좋다"며 "힘들어도 계속 걸어갈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6일 열린 카페오아시아 신대방동점 개업식. 점주 제너린씨를 비롯해 박현 포스코상무,정선희 세스넷이사장, 강월구 여성인권진흥원 원장등이 참석했다./사진제공=카페오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