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통하는 '그린라이트' 언어는 따로 있다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6.06.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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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직장인을 위한 실용서…김남인 '회사의 언어: 직장언어 탐구생활'

회사에서 통하는 '그린라이트' 언어는 따로 있다


'그린라이트'는 남녀가 연애를 시작할 때만 적용되는 말일까. 그렇지 않다. 정신의학자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마크 고울스톤(Mark Goulston)은 사람들이 말할 때 첫 20초까지가 '그린라이트'가 켜지는 시간이라고 한다.
직장의 흔한 회의시간, '김 부장'의 말이 20초를 넘어서면 일단 불빛은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 때 소방관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최 팀장'이다.

"부장님 말씀을 요약하자면…" 그는 상대의 발언을 요약해서 주위를 집중시킨 뒤 서로 이해하는 바가 같은지 확인한다. 이후 김 부장에게 자신의 발언이 타당한지 돌아보게 한다. 회의의 핵심 목표와 대안을 물은 뒤 넌지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김 부장이 갈망하던 '인정한다, 당신이 옳다'는 신호를 기꺼이 제공하면서 회의의 핵심 목표를 놓치지 않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최 팀장은, 능숙한 '직장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다.

이제는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조직 내 '소통'이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진짜 소통'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사는 일방적으로 부하 직원을 소집해 독백과 같은 강연을 하기 일쑤고 신입 직원은 영 답답하기만 하다.



구글, 링크드인, GM, 페덱스 등 글로벌 기업을 취재했던 기자 출신으로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HR과 브랜드 관리를 담당했던 저자는 '기자'와 '직장인'의 경험을 모두 활용해 제대로 된 '회사 언어'를 사용하는 법을 전한다.

그는 묵묵히 듣다가도 핵심을 짚어내는 한 마디로 업무를 진전시키고, 상대를 집중하게 만드는 이메일을 작성하는 사람, 수십 장의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한 장으로 요약해 보고하는 사람, 업무를 완전히 장악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회사의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경제경영 분야 기자로 취재했던 경험에 전문 저널과 관련 서적을 탐독해 실용적인 정보를 전한다. 직장인으로서의 자신과 주변인들이 겪는 경험을 다양하게 실어 공감도와 활용도를 높였다.


1부 '곰 같은 여우가 조직을 춤추게 한다'에서는 회의, 이메일 쓰기, 비판하기, 어필하기, 불편한 소식 전하기, 설득하기 등 다양한 상황에서 '회사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법을 소개한다.

상대가 한눈에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이메일을 작성해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법, 불편한 소식을 전할 때 긍정적으로 포장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법, 제대로 된 질문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쥐는 법 등 당장 오늘 직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들이다.



2부와 3부는 소통의 핵심인 '듣기'와 '말하기'에 초점을 맞춰 경청의 구체적인 방법과 보고를 제대로 하는 법을 실었다. 상대의 발언을 자기의 언어로 소화해 메모하는 법과 바쁜 상사에게 보고할 때 효과적으로 요약하는 법 등이다. 각 장의 끝에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나 테드(TED) 강연에서 볼 수 있는 상세한 회사생활 노하우를 소개한다.

책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왜 부하 직원은 내 말귀를 못 알아들을까' 고민하는 임원들까지 직급을 초월해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회사의 언어: 직장언어 탐구생활=김남인 지음. 어크로스 펴냄. 296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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