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스1(청와대)
◇한중, 사드 의견차 못 좁혀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31일(현지시간) 오후 옴니쇼어햄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이 문제에 대해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중 두 정상이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소통을 계속키로 했다는 것은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은 자국을 미국의 대공 감시망에 편입시킬 수 있는 한반도 사드 배치를 '항우(중국)를 노리는 유방(미국)의 칼춤'에 비유하며 극렬 반대해왔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까지 나서 한미 정상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직접 전달하면서 이 문제는 한미중 3국 정상급의 현안으로 확대됐다.
◇한일, '한미일 군사공조' 미묘한 시각차
미국이 북한에 대해 기존의 '전략적 인내' 정책 대신 강경 전략으로 선회할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4차례의 북한 핵실험 가운데 3차례가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 이뤄졌다는 점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진영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어서다. 특히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을 주도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 고도화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게 공화당 진영의 주된 비판 논리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한미, 한일,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의를 차례로 열며 북핵 문제에 사실상 올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 대언론 발표를 통해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막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강경 기조는 군사적 분야가 아닌 대북제재 공조 등 외교적 분야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에서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자칫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북한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각 군사공조체계 구축의 경우 한일 간 이견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 대언론 발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을 고려할 때 한미일 협력을 안보 분야에서 추구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한미일 군사공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참모는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며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였다. 한미일 군사공조를 명분으로 한 일본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 추진 여부에 대해서도 이 참모는 "이명박정부 때 추진하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중단된 경위도 있어 이 협정이 체결되기 위해서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고, 그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