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에너지 강세 IT 부진에 혼조…다우 0.4%↑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3.08 06:29
글자크기
[뉴욕마감]에너지 강세 IT 부진에 혼조…다우 0.4%↑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와 주요 광물 가격 급등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IT 업종이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하락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7포인트(0.09%) 상승한 2001.7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67.18포인트(0.4%) 오른 1만7073.95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8.77포인트(0.19%) 하락한 4708.2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지만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상승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대표 기술주들이 크게 하락하면서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하락 반전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각각 2.39%와 2.45%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92% 떨어졌다.



이날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 지수는 각각 2.08%와 1.73% 상승했고 헬스케어 업종도 0.96% 올랐다. 반면 테크놀로지 업종 지수는 0.5% 떨어졌다.

◇ 연준 고위 인사, 물가상승 전망 엇갈려
시장은 뚜렷한 경기지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했다. 하지만 다소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면서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물가상승률에 대해 다소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먼저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은행 컨퍼런스에서 금융시장 불안과 물가상승 전망이 약해지고 있는 만큼 보다 확실한 전망이 나올 때까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해외 수요의 약세를 고려해 볼 때 신중한 정책 조정을 통해 이룩한 경기 개선을 신중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전망이 보다 확실해 질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피셔 부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정책컨퍼런스에서 “그동안 기다려왔던 물가 상승을 처음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2%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가 과거 기준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이 다시 제로 금리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내놨다. 피셔 부의장은 마이너스 금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증거가 아직 없다며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경기 확장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떻게 경기 회복을 강화시킬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2년 이상 유지해온 만장일치 결정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제유가, ‘호재 만발’ 5%대 급등… WTI $38 브랜트 $41 육박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구기구(OPEC)의 유가 목표 상향 조정 움직임과 미국의 재고 증가 둔화 및 셰일 오일 생산량 감소 전망에 5% 넘게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8달러(5.5%) 급등한 37.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2.02달러(5.22%) 오른 40.7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최근 2개월 사이에 40% 가까이 급등했다. ICAP의 스콧 셸턴 유가선물 중개인은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피라에너지그룹의 개리 로스 창업자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OPEC 회원국들이 새로운 균형가격으로 50달러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며 "OPEC 회원국들이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원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유가의 새로운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스는 '원유시장의 깊고 길었던 폭락기가 공식적으로 끝났다는 신호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석유장관 역시 이날 원유시장이 연말 전에 조정될 것이라며 "현재 유가에서는 모든 산유국이 산유량을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엠마누엘 이베 카치큐 나이지리아 석유장관도 "산유국들이 대체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회복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둔화와 셰일 오일 생산 감소 전망도 유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에너지정보업체 젠스케이프는 원유 저장시설이 모여있는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67만714배럴 증가한 6880만배럴에 그쳤다고 밝혔다. 전주에는 100만배럴 이상 늘어났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4월 셰일 오일 생산량이 하루 10만 6000배럴 감소한 487만1000배럴로 전망했다.

◇ 달러·금값 ‘약세’
달러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 수출 국가들의 통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하락 반전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3% 하락한 97.13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강보합 수준인 1.100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4% 하락한 113.48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날 호주 달러는 0.41% 상승했고 캐나다 달러 역시 0.21% 올랐다. 하지만 유로화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란 전망에 상승 폭이 제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오는 10일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국채 매입 확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금값은 유가 급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하락 반전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6.7달러(0.5%) 하락한 1264달러를 기록했다.

오전 한 때 1273.7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유가 급등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6.1센트(0.4%) 하락한 15.633달러에 마감했다.



불리언볼트의 아드리언 애쉬 리서치 부문 대표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금값이 다소 과열됐고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 가격은 강보합을 나타냈고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1.6%와 2.6% 급등했다.

◇ 유럽증시, 0.3% 하락…은행주 부진
유럽 증시는 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앞두고 은행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25% 낮아진 1341.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25% 밀린 340.93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54% 하락한 3021.09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프랑스 CAC40지수는 0.32% 내린 4442.29에 장을 마감했고, 독일 DAX30지수는 0.46% 하락한 9778.93을 나타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0.27% 떨어진 6182.40을 기록했다.

잇단 목표주가 하향 소식에 은행주의 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골드만삭스가 크레디트애그리콜과 소시에떼제네랄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JP모건은 바클레이즈의 목표주가를 낮추었다.



오는 10일 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앞둔 점도 은행주를 압박했다. 이미 마이너스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출 경우 은행권 수익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CB가 현행 마이너스 0.3%인 예치금 금리를 10bp 이상 떨어뜨리고, 현행 월 600억유로인 자산매입 규모도 100억유로 더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종목 가운데 프랑스전력청(EDF)이 재정담당 이사의 사임소식에 7%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보험업체 올드뮤추얼은 사업부 분할 등 여러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7% 뛰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