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최고-경제는 최악' 브라질 투자 어떻게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6.03.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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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 추가적인 기대감 낮춰야"

브라질대통령탄핵시위브라질대통령탄핵시위


최근 브라질 증시가 급등하고 헤알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브라질 관련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다만 브라질 경제가 여전히 최악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공격적인 투자확대는 다소 성급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브라질 증시는 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한 주 동안에만 18% 넘게 급등했다. 브라질 증시는 연초에는 중국발 증시 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의 영향으로 급락하며 지난 1월26일에는 7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월부터는 분위기가 급반전되며 최저점 대비 30%가 올랐다. 브라질 통화도 최근 들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 헤알은 달러당 3.7020헤알로 이달 들어서만 6% 넘게 하락(헤알화 가치 상승)했다.



이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탄핵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이 정치, 경제 정상화를 위한 작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융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브라질 증시의 급등으로 브라질 주식형 펀드의 성과도 크게 개선됐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브라질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일주일간 5.4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초이후 수익률은 4.88%로 플러스로 돌아서며, 국가별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브라질 펀드는 지난 2010년 연간으로 평균 7.19%의 수익을 낸 이후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골칫덩어리 펀드로 전락했다.
'증시는 최고-경제는 최악' 브라질 투자 어떻게


지난주 펀드 수익률에는 지난 3~4일(현지시간)의 브라질 증시 상승분 약 9%는 아직 반영되지 않아 실제로 펀드 수익률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채권도 헤알화 강세로 투자자들의 평가손실이 급격하게 줄게 됐다.

이처럼 브라질 펀드,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한층 호전되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브라질 금융시장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낙관론도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브라질의 경제가 최악의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브라질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9%로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진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헤알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를 제외하고 모든 하위 부문들은 감소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또 여전히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행 14.25%에서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브라질 증시는 현수준에서 단기 조정 후 추가 상승 탄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단기 흐름만 놓고 브라질 증시의 추세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강 부장은 "브라질 증시의 이번 상승은 유가 상승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 그 이상의 의미로 보기는 힘들다"며 "유가의 흐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의 지난해 성장률이 최악이었고 지난해 유가가 더 하락한 상황에서 성장률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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