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 유증 물량 이미 매도 공세…1만원 붕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6.02.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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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신주 상장, 이틀 전 입고전매도 방식으로 매도… 불확실성 더 커져

삼성엔지, 유증 물량 이미 매도 공세…1만원 붕괴


삼성엔지니어링 (24,150원 ▼300 -1.23%)이 유상증자 물량이 미리 시장에 풀리면서 10년 만에 1만원선이 깨졌다. 유상증자 물량에 대한 부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무산으로 인한 실망매물이 나온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일보다 8.02% 급락한 99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은 기타매매에서 11만3958주가 순매도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전일 기타매매 순매도 물량이 1만2000주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량 순매도 물량이 늘었다. 이날 기관은 총 51만주를 순매도 했다.



이날 기타매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26일 상장 예정인 유상증자 신주 물량이 입고전매도(권리공매도) 형식으로 미리 거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상증자 신주의 추가상장분에 대해서는 상장일 전일과 전전일에 매도가 가능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입고전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대주) 거래하는 공매도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결제일까지 주식이 상장돼 결제가 가능한 경우 보유잔고 없는 상태에서 거래가 되기 때문에 공매도가 아닌 기타매도로 분류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입고전매도가 늘어난 것은 아직까지 유상증자 참여자가 차익실현이 가능한 주가여서다. 신주인수권 상장가격(2690원)과 발행가액(8110원)을 합치면 1만800원으로 1만원에 매각하면 손해이지만 신주인수권을 1890원 미만 가격에 구입한 사람은 차익을 볼 수 있다.

예컨대 신주인수권을 상장거래 마지막날 종가인 1300원에 구입한 사람은 1만원에 주식을 팔면 590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 6.3%의 수익을 한 달 내에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입고전매도를 의식한 탓인지 전일 공매도 물량도 증가했다. 지난 23일 공매도 물량은 13만2393주로 거래 물량의 13.8%를 차지했다. 전일에 비해 공매도 물량이 3배가량 늘었다.


신주 상장 이전부터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신주 상장 후 주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평가다. 유상증자 물량(1억5600만주)이 상장 물량의 3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1조2650억원을 확보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나지만 예상 부채비율은 494.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와 함께 이재용 부회장의 유상참여가 무산되면서 이에 대한 실망매물도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확보한 자금 3000억원을 다른 방식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가 1만1000~1만4000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이것은 유상증자에 대한 기대감의 영향이 크다"며 "유상증자 후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데 현재의 삼성엔지니어링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시장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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