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본준 부회장, 신사업 승부 건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송지유 기자, 박종진 기자 2015.11.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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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이모저모]부회장 승진 2명, 사장 7명...LG전자는 최초로 전무서 사장 승진자 나와

LG그룹이 26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그룹으로 이동시키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인사를 단행했다.

27일 인사를 발표할 예정인 LG유플러스의 경우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 유력시돼 부회장 승진자는 모두 2명이 될 전망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차세대 성장엔진인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신사업을 총괄하는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았다는 점이다.

구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상사를 거쳐 2010년부터 LG전자를 이끌어 왔다. 스마트폰이라는 흐름에 뒤쳐졌던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긴급 구원투수로 투입됐던 것.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여전히 지지부진하지만 구 부회장이 없었다면 노키아의 몰락에서 보듯 LG전자 역시 어찌 됐을지 장담 못한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과 역할은 적지 않았다.

오너가의 일원이자 현재로선 구 회장이 꺼내 들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카드인 까닭에 구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 LG전자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은 채 신사업을 진두지휘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예상대로 유임되면서 부회장으로 올라 갔다. 취임 후 연속흑자 달성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한 것을 평가 받았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경우 사장 승진 2명을 포함한 총 38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지난해보다 20% 이상 승진 규모를 줄였다. 다만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사업본부장들은 모두 유임시켰다.

대신 각자 대표이사를 확대해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당장 사람을 교체하기보다 기술력과 신사업을 중심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각자 대표이사인 정도현 사장과 함께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조성진 H&A(홈어플리케이션&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사장),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조준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사장) 등이 각자대표가 된다.

LG전자의 임원 발탁은 주로 B2B(기업간거래), 자동차부품 등 미래 성장사업에서 혁신을 주도한 임원들 중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LG전자의 방향성도 읽을 수 있다.

이상봉 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과 홍순국 소재·생산기술원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생산기술원장 홍순국 전무는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사장으로 2단계 뛰어 올랐다. LG전자 역사상 처음이다.

부사장 승진은 권순황 HE사업본부 ID(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장, 이감규 CTO(최고기술책임자)부문 L&E(주거&에너지) 연구센터장, 차국환 중동아프리카 지역대표, 황호건 CHO(최고인사책임자) 등이다.

LG화학은 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3명, 상무 신규선임 13명을 포함한 총 19명이 승진했다.

손옥동 기초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정호영 부사장이 LG화학 CFO로 선임됐다.

LG최초의 여성 부사장도 나왔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부사장은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LG그룹으로 입사한지 거의 30여년만에 부사장을 달았다.

LG생활건강에서 생활용품사업부를 맡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생활용품 시장에서 LG생활건강 제품들을 1위 브랜드 반열에 올려 놓은 공로다.

LG생활건강은 문진희 화장품 한방마케팅부문장(상무)이 새로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여성임원은 5명이 됐다. LG그룹 전체 여성 임원이 총 15명인 만큼 30% 이상이 LG생활건강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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