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떠나는 '巨山'…서설 속 영결식 엄수

머니투데이 구경민 김성휘 김태은 최경민 기자 2015.11.26 15:19
글자크기

[the300]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엄수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國家葬) 영결식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2015.11.26/뉴스1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엄수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國家葬) 영결식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2015.11.26/뉴스1


한국 민주화의 큰 산이었던 '거산(巨山)'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엄수됐다. 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국가장으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특히 영결식이 시작되면서부터 날리던 눈발이 더욱 거세졌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영결식은 영하로 떨어져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유족과 장례위원, 각계 주요 인사 등 1만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영결식에 불참했다.



고인의 운구 행렬은 이날 오후 1시쯤 서울대병원 빈소에서 출발해 마포대교를 지나 오후 1시50분께 국회에 도착했다. 운구 입장과 함께 시작된 영결식은 애국가 연주와 고인에 대한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장례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약력을 보고하며 "1992년 대한민국 14대 대통령 당선돼 취임 후 32년만에 문민정부가 출범했다"며 "이후 하나회 해체를 필두로 선거관련 법안과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고 지방자치를 전면 실시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공고하게 하는 혁신적인 정치개혁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고인의 약력보고를 하는 동안 맨 앞줄에 앉은 손명순 여사가 눈을 감은 채 상념에 잠겼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는 울음을 애써 참았다.

황교안 국무총리 겸 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님은 평생동안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다"며 "대도무문의 정치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민주화의 길을 걸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우리들이 대통령님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이곳 국회의사당은 대통령의 정신이 오롯이 남아있는 곳"이라며 "대통령이 염원했던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할 몫"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더 자랑스럽고 부강한 대한민국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온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가겠다"며 "우리 국민이 사랑한 김영삼 전 대통령님, 이제 생전에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빈다"라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회고해 보면 실로 대통령님의 생애는 시련과 극복, 도전과 성취의 대한민국 민주헌정사 그 자체였다"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 이사장인 김 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26세 최연소 의원으로 3대 국회에 처음 등원하신 이래, 아홉 차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야당 원내총무 다섯 번, 제1야당 총재를 세 번, 집권여당의 대표까지 지낸 의회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70년엔 40대 기수론을 제창해 한국 야당사에 신기원을 열었고, 1990년에는 3당 통합 결단으로 문민정부의 탄생을 구축한 참으로 용기 있는 지도자이셨다"고 밝혔다.

아울러 "머지않아 저희 모두 대통령님의 부재를 실감하게 되겠지만 사람을 중히 여겼던 대통령님을 모시고 정치 역정을 함께 해 온 많은 후배동지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이 나라의 정치를 바로 세우고, 대통령님께서 염원하시던 상생과 통합, 화해와 통일의 그 날을 반드시 실현해 낼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거듭 기원했다.

추도사가 끝난 후 국가장인만큼 4대 종교의 의식이 모두 포함해 진행됐다. 고인과 유족의 종교인 개신교를 시작으로 불교·천주교·원불교 의식의 순으로 엄숙하게 거행됐다. 종교의식 후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5분간 상영됐고 헌화와 분향에 이어 추모곡이 연주됐다. 이로써 영구차 출발과 함께 폐식이 공식 선언되면 약 80분에 걸친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최연소 의원' '9선 의원' 기록을 가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등원'이 끝났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