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하에 국내 수출 대기업 희비 엇갈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정리=홍정표 2015.08.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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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 증가 기대', 전자 '가격 경쟁력 악화 우려'...조선·철강 '예의 주시'

11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위안환율이 185.20을,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6.52포인트(0.82%) 내린 1986.65를, 원·달러환율은 1,179.10을 나타내고 있다/사진제공=뉴스111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위안환율이 185.20을,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6.52포인트(0.82%) 내린 1986.65를, 원·달러환율은 1,179.10을 나타내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에 국내 수출 대기업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중국 현지 판매 증가를 기대하지만, 전자업계는 세계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악화를 우려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1일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전일 대비 1.8% 올린 6.2298위안으로 고시하며 사실상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고정환율제에서 2005년 7월부터 관리변동환율제를 운용 중인 중국은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기준환율의 2%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번 위안화 고시환율 조정은 일일 절하 폭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수출경기 활성화를 통해 내수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인 만큼, 최근 성장률이 둔화된 중국 자동차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은 경기 부진과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주요 합작 회사들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중국 경기가 다시 활성화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자동차 판매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라며 “이번 조치가 경기 활성화까지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국내 전자업계는 중국 전자업체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불리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전자업체들이 유럽과 미국 등에 계속 진출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면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자제품은 국내에 수입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위안화 평가절하는 수출·입 두 가지 측면에서 봐도 부정적인 영향만 매우 크다”고 했다.


철강업계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 부양에 따라 봉형강(건설철강재) 시황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산 물량이 쏟아져 들어올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범람한 것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위안화가 좀 더 내려간다고 당장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조선업계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가 만드는 선박 종류가 중국업체들과 다른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업계도 위안화 저평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술력까지 갖추게 되는 것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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