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대국민사과 '롯데호텔 상장' '지배구조 개선' 핵심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엄성원 기자 2015.08.11 11:41
글자크기

(종합)재원 7조원 예상…순환출자 80% 연말까지 해소, 중장기적으로는 지주사 체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0)이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밝힌 '대국민 사과'는 '롯데호텔의 상장'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요약된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의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해 주주 구성 다양화와 기업공개 추진도 약속했다.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조치를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고,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할 방침이다.

신 회장은 "지주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이고,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되지만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그룹 내에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T)를 출범시킨다.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해 구체적인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롯데가 한국기업이라는 점도 거듭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렀다"며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직원수나 매출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우리나라 5대 그룹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롯데는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돼 있으며 국내 상장 8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롯데의 주요 주주인 L투자회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80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며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서 설립한 회사인데, 그 당시 돈으로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설립한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의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투자사들은 오랜 기간 롯데호텔의 주주로 남아 있었고, 투자 대상기업인 한국의 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하며 2000년대 들어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다"고 말했다. 이 때 분할된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오늘의 L투자회사라는 설명이다.

일본으로 향한 배당 논란에 대해서도 "롯데호텔은 2005년이 돼서야 배당을 실시했다"며 "지난해의 경우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니며,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투자창구 역할을 성실히 해왔음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기대와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서비스산업이 제2경제 도약의 핵심인만큼 롯데도 이 분야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