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안정준 기자 2015.08.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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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메르스 역풍으로 장관 전격 교체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17년만에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이 탄생한다. 주인공은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장관 인사의 배경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다. 문형표 장관은 메르스 수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실상 경질됐다. 후임으로 의사 출신 장관을 내정한 것은 보건복지부 내 보건·의료 분야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복지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정 내정자의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정 내정자를 설명할 때 분당서울대병원장 시절을 빼놓을 수 없다. 정 내정자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지냈다. 특히 2013년 암·뇌신경 병원을 개원하며 분당서울대병원을 1350여개 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으로 키워냈다. 조직 내 평판도 좋다. 청와대는 "공공의료 강화와 국민건강 안정을 이룰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정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보건복지부는 '의료전문가' 장관과 '복지전문가' 차관의 균형이 맞춰진다. 문형표 장관과 장옥주 차관은 모두 복지분야 전문가다. 메르스 수습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의 전문성 결여를 지적한 의견이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복수차관제 도입, 보건·복지부 분리 등의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정 내정자가 의료분야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체계 개편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한다. 메르스의 막바지 수습에도 탄력이 예상된다. 특히 다음달 초부터 시작될 국정감사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메르스 책임에서 자유로운 정 내정자가 의료 지식을 기반으로 정치권의 질타를 어느 정도 극복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의료계의 기대감은 높다. 의료계 관계자는 "최근 메르스 사태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보건복지부 조직을 추스르고 다양한 전문가와 이해집단 사이에서 중재와 조정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보건복지부의 수장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와의 접점이 많지 않았던 보건복지부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물론 또 다른 풍선효과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 내정자는 아무래도 복지분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반면 복지분야 현안은 쌓여 있다. 당장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논의가 한창이다. 정치권에서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도 정 내정자에게는 다소 부담이다. 복지와 보건 분야의 균형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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