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고객 니즈 맞춰 더 쉽게, 편리하게

머니투데이 테크M 편집부 머니투데이 2015.09.03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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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근 금융권의 화두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한 금융산업의 활성화다. 정부는 창조경제산업 부흥의 일환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꼽았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와 금융계는 잰걸음으로 연구 중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와 유사한 환경에서 발전된 유럽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헬로뱅크(Hello Bank)’와 ‘액티보뱅크(Activo Bank)’의 특징과 주요 성과를 짚어봤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고객 니즈 맞춰 더 쉽게, 편리하게


해외에서는 수년 전부터 인터넷이 대면 채널을 대체해 비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연구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왔다. 특히 기존의 대형 금융그룹이 젊은 고객층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계열사 또는 은행 내 독자 브랜드 형태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출범시키며 그 틀을 잡기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금융업이 발달돼 온 유럽 및 서양의 대형은행들은 기존의 오래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경기 침체로 인해 사라진 20~30대 젊은 고객층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영업 채널 전략이 필요했던 것이다.



[자료: 헬로뱅크 홈페이지 및 기사자료 정리][자료: 헬로뱅크 홈페이지 및 기사자료 정리]
유럽 인터넷 전문은행, 젊은 고객 유치 채널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부 주도의 공공기관 형태로 은행산업이 발전해 왔다. 정부 주도의 보수적 환경에서 성장해 온 한국의 금융산업은 미국, 일본과 같은 독자적 스타일의 인터넷 전문은행 모델보다는 유럽의 인터넷 전문은행 발전방식이 더 어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인터넷 전문은행 발전방식은 기존 대형은행에서 자회사 및 사업부 형태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모델로, 우리나라 실정상 좀 더 빠르게 국내 금융산업에 흡수될 수 있는 방안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에 기대하고 있는 바와 달리 유럽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은 전에 없었던 새로운 혁신 과정이 아닌, IT 기술의 발전과 고객의 행동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진화의 과정에서 나온 결과로 인식됐다. 고객은 영업점뿐 아니라 인터넷 뱅킹을 함께 사용하는 경험이 증가하면서 좀 더 손쉬운 뱅킹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확대됐다.



은행은 좀 더 값싼 방법으로 수익 창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 유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려고 한 것이 점차 진화돼 새로운 산업을 이룬 것이다. 또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고 고객의 스마트 디바이스 이용 경험이 축척되며, 고객의 은행 이용패턴이 손쉬운 비대면 거래로 점차 증가하면서 비대면 채널 상품 가입 및 수익이 발생하게 됐다. 이처럼 시대 환경이 변화되면서 필연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헬로뱅크는 유럽 내 최초의 스마트 전용 은행으로, 2013년 5월 BNP 파리바(BNP paribas)에서 출범시킨 모바일 전용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Y세대를 위한 은행’이란 콘셉트로 모바일 경험 수용의사 가 큰 고객층과의 관계를 재구축해 고객을 유치하는데 주력했다‘. 올웨이즈 온 모바일 뱅크(Always on Mobile Bank)’를 모토로 계좌 및 신상품 가입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인터넷에 접속해 고객이 직접 모든 것을 결정하며, 현금이 필요 없는은행을 구현했다.

이는 신규고객 확보가 어려운시장 상황에서 젊은 고객층 확보를 목표로 빠른 속도와 간결한 이용방법, 상시 사용 가능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확보를 늘리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헬로뱅크는 먼저 일상적인 거래에 대한 수수료 면제(당좌계좌, 직불카드, 전자거래 등)를 하게 해줬다. 또 저축예금, 선불카드(온라인용 모바일 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계좌번호 대신 휴대폰 번호나 QR코드를 통한 P2P 자금이체로 송금을 용이하게 했다.


이와 함께 그래픽을 통한 매출 및 지출항목별 확인기능을 제공해 젊은 층의 예산 계획을 시안성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 계획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디지털 보호를 위한 보험을 가입하게 했으며, 디지털로 모든 서비스 구현을 하지만, 채팅, 이메일, 트윗, 음성통화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팀을 주 6일간 운영해 사용의 편이성을 극대화 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 웹사이트에서 직접 계좌 개설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계좌개설, 잔액확인, 신규 오퍼 확인 및 고객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상담해 나갔다.

헬로뱅크는 2013년 BNP 파리바가 8000만 유로를 투자해 설립, 4년 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5년 내 140만 명의 고객을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13년 5월 16일 벨기에와 독일에 런칭했으며, 같은 해 6월 17일 프랑스, 역시같은 해 10월에 이탈리아에 런칭해 2014년 1분기에는 4개국에서 약 17만 7000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이 중 독일 고객은 11만 3000명, 벨기에 4만 9000명, 프랑스 1만 3000명이며, 이탈리아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2000명의 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얻었다. 또 오스트리아와 터키 등에 추가 진출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인접 국가로의 진출 및 영업 확대를 통해 범유럽(Pan-Euro) 소매은행으로의 성장을목표로 하는 성공적인 인터넷 전문은행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은행스럽지 않은’ 액티보뱅크, 아이폰까지 판매
액티보뱅크는 포르투갈의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2010년에 출범했다. 현재 이 은행의 지점은 16개에 불과하지만,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세계은행업계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94년 포르투갈 최초의 폰뱅킹 서비스를 출시한 은행인 액티보뱅크는 밀레니엄 BCP(Millenium BCP)에 인수되면서 액티보뱅크7으로 개칭했다가2010년 모바일·인터넷 채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액티보뱅크로 사명을 바꿨다.

액티보뱅크의 모기업인 밀레니엄 BCP는 8개국에 진출해 있는 포르투갈 최대의 은행으로 포르투갈 시장점유율 20%, 지점 87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은행이다. 밀레니엄 BCP는 자국 내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은행이지만, 유독 젊은 층 사이에서 점유율이 떨어지자 아예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은행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밀레니엄 BCP는 새로운 고객 창출을 위해 액티보뱅크를 통해 기존의 은행 거래방식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의 니즈가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해하기 쉽고 간편하게 서비스하겠다는 ‘단순함’을 모토로 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액티보뱅크는 리스본을 중심으로 고객이 많은 지역에 16개 지점만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 형태도 일반적인 지점과는 다르게 ‘은행스럽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지점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점 외관은 일반 소매 유통점과 같으며, 대형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지점 내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등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점이 특별함을 가진다.

밀레니엄 그룹은 액티보뱅크의 출시에 앞서 젊은 고객층의 불만과 특성에 주목했다. 이들은 ‘은행은 복잡하다’, ‘딱딱한 지점 분위기가 불편하다’, ‘구비서류 때문에 지친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고,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을 선호하는 등 단순함과 편리함을 추구했다. 은행 업무에 들여야 하는 자기 시간을 아까워했고, 비용에도 민감했다. 이에 액티보뱅크는 수수료 없는 당좌계좌, 즉시 발급되는 직불카드와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하고, 대형 이동통신사와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맺어 고객에게 아이폰을 공급하기까지 한 것이다.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은 간단하고 사용하기 쉽게 디자인했고, 모바일 앱에서도 신규상품 가입을 포함해 모든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영업직원들은 성과에 비례해 보수를 받고, 고객에게 보다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골프 코치나 아기 엄마들을 영업직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고객이 계좌 개설을 결정한 때부터 지점을 떠날 때까지 20분 이상 소요되면 안 된다는 ‘20분 룰’도 도입했다.

이런 신개념 은행에 대한 고객 반응은 뜨겁다. 밀레니엄 그룹에서 차지하는 지점 비중이 2%임에도 개인고객 유치 비중은 20%에 달했다. 사업 개시 4년 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도 했다. 액티보뱅크는 지난해 포르투갈 최고의 시중은행으로 꼽혔으며, 금융전문지 글로벌 파이낸스(Global Finance)에서 ‘소셜미디어 베스트상’, ‘홈페이지 디자인 베스트상’, ‘소비자 인터넷 은행 베스트상’ 등을 수상했다.

헬로뱅크 홈페이지(위)와 액티보뱅크 홈페이지헬로뱅크 홈페이지(위)와 액티보뱅크 홈페이지
헬로뱅크, 모바일로 모든 금융 서비스 구현
헬로뱅크는 페이퍼리스(Paperless) 기술 활용을 통해 계좌 개설절차를 간소화해 고객 편의를 제공하고, ‘헬로 퍼스널(Hello Personal)’이라는 스마트 앱을 통해 개인 금융관리(일종의 가계부)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 중 ‘페이퍼리스 애큐지션(Paperless Acquisition)’서비스는 고객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에서 계좌 개설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2013년 11월 이탈리아에서 공식 런칭하면서 해당 프로세스를 함께 출시했다. 전자서명(6자리 PIN번호, OTP)과 화상채팅 인증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확인하는데, 특히 화상채팅을 통해 신분증과 대조하며 서명을 스캔해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신분 확인 검증을 끝내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헬로뱅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앱과 웹사이트에서 일반 은행 지점에서 수행하는 금융업무를 가능하게 했는데, 계좌 개설 및 잔액 확인, 자금 이체 등의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모두 구현했다.

헬로뱅크는 일반은행과 차별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고, 수수료 및 각종 발급비를 면제해 주는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소매고객을 대상으로 취급하는 입출금식 예금, 저축예금, 카드, 모기지 등 거의 모든 상품을 취급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상품 차별화를 통해 기존 지점망과의 충돌·갈등도 최소화 하고 있다. 또 젊은 층 흡수에서 나아가 스마트 전용은행에 대해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생소함을 해결하기 위해 전화를 통한 고객 지원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젊은 층 뿐 아니라 장년층까지도 고객으로 흡수하려는 시도도 보이고 있다.



또 헬로뱅크는 부가적인 서비스로 헬로 퍼스널이란 서비스를 통해‘ 개인금융관리(PFM, Personal Finance Management)’ 스마트 앱 개발 및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반 금융사 이미지에 부합되도록 스마트폰 분실보험을 제공해 월 약 10유로에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은행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류의 카드를 사용 가능하게 만들어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체크카드뿐 아니라 신용카드, 선불카드, 온라인 전용 선불카드 등 다양한 카드와연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 헬로뱅크 홈페이지][자료: 헬로뱅크 홈페이지]
액티보뱅크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편리하고 혁신적인 온라인 서비스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점망 부족에 따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원격상담을 제공하는‘ 릴레이션십 매니저(Relationship Manager)’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함이라는 방침이 서비스를 생략한다는 의미가 아닌만큼 상담을 원하는 부유층 고객들에 대한 대응도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부유층 고객들에게는 전담 릴레이션십 매니저를 2명까지 두고 상담시간을훨씬 더 유연하게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액티보뱅크는 인터넷 전문은행이지만 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도 중요시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 지점을 설치한다. 점포 외관은 은행같지 않다. 고객들은 마치 트렌디한 매장으로 쇼핑을 가듯 액티보뱅크에 들르고, 세련된 외모의 직원들이 고객을 맞는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문제는전에 없었던 새로운 혁신의 과정으로만 생각하고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헬로뱅크나 액티보뱅크가 유럽에서 보여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서의 행보는 어려운 과업을 수행해 나간 것이 아니라, IT 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고객의 행동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진화의 과정에서 나온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특별한 시스템이 아닌,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헬로뱅크와 액티보뱅크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BNP 파리바나 밀레니엄 BCP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형 금융사다. BNP 파리바와 밀레니엄 BCP는 새로운 고객 창출뿐 아니라 더 나아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 고객의 행동 변화에대응해 나가기 위해 헬로뱅크와 액티보뱅크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글 김홍년 NH 농협금융지주 금융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8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 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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