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베스트샵 점주 잠적, 피해보상 요구하다 또 '분통'

머니투데이 김정주 기자 2015.05.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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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 60명에 2억 5000만원 피해…LG전자 "피해 최소화 하겠다"

LG전자 베스트샵 점주 잠적, 피해보상 요구하다 또 '분통'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높은 할인율로 유명한 수도권의 한 LG전자베스트샵의 점주가 물건 값만 받고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2주가 지났지만 LG베스트샵 홈페이지에는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방법 공지 등이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 소재 LG전자 베스트샵 동수원점 대표 김모씨와 지점장 현모씨가 지난달 24일 고객들에게 물건 값만 받고 제품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LG전자가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금액은 2억5000여만원, 피해자는 60여명에 이른다. 현재 해당 매장은 임시휴업 상태다.



LG전자는 한국영업본부를 주축으로 사고수습에 나섰지만 사고 이후 피해자들에게 사고처리 담당자의 연락처를 제공한 것 외에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담당자의 연락처를 받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도 있고, 일부 소비자들은 받은 연락처의 해당 담당자마저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베스트샵 홈페이지에 사고공지는 하지 않으면서도 사이트 내에 매장 안내코너에서는 기존에 있던 동수원지점은 삭제해 사고사실을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고를 수습하겠다면서도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카드를 취소해 주고 제품 배송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빠르면 다음 주부터 배송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LG전자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씨 등이 물건 값을 본사에 입금하지 않고 잠적하는 바람에 본사 역시 피해를 봤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LG전자의 반응은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직영점, 가맹점 여부와 관계없이 ‘LG전자베스트샵’이라는 간판이 걸린 것을 보고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한 인터넷카페 게시판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불만 댓글이 80건을 넘었다. 구입한 제품과 멤버십 포인트, 캐시백, 상품권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카드취소가 가능한지 여부 등에 대해 본사에서 명쾌한 답변을 주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일부는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이곳에서 혼수를 마련한 김모씨(32)는 “신혼집을 마련했는데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주문한 물건이 도착하지 않아 집안이 텅 비어 있다"며 "LG전자 쪽에선 담당직원과 통화를 하라고 했는데 한동안 연락이 안됐고 나몰라라식으로 대처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시간이 걸린 점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며 “개인별로 처리과정에 대한 연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정확한 피해액을 파악한 이후 김씨 등을 고소·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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