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파문, 여타 바이오株 버블 문제없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황국상 기자 2015.04.2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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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PER 16.3배, 내츄럴엔도텍 등 바이오주는 35배에서 최고 97배

'가짜 백수오' 논란이 불거진 내츄럴엔도텍 (2,520원 ▼10 -0.40%)이 코스닥시장 전반의 조정을 초래하고 있다. 그간 수면 아래로 잠겨 있던 코스닥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감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시장 평균은 물론 여타 업종에 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현저히 높은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의 낙폭이 크다.

코스닥지수는 24일 전일 대비 0.25% 내린 690.74로 마감했다. 한국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를 발표한 지난 22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사흘만에 3.3% 떨어졌다. 코스닥 제약업 지수는 사흘간 5.22% 급락했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업체로 코스닥 분류상 기타 서비스업종에 속해 있지만 건강기능식품 제조사라는 이유로 시장에서는 바이오·제약주와 함께 분류되곤 한다.



지난 22일 조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코스닥지수는 올들어 30% 이상 올랐다. 제약업지수는 70% 급등해 상승률이 코스닥지수의 두 배가 넘었다. 상승세가 한창일 때만 해도 고점에 대한 우려는 낙관론에 밀려나 있었지만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과열 징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12개월 향후 실적과 재무구조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코스닥시장의 PER(주가이익비율)은 16.31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13배다.

PER은 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가늠케 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PER은 실적대비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PBR은 회사의 자산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말해주는 지표다. PBR이 높을수록 해당기업의 주가가 과열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코스닥의 PER은 2003년 이후 현재까지 12년 평균치(10.36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코스피 PER(11.01배)와의 괴리도 큰 상황이다.

바이오·제약 등 종목이 속해 있는 건강관리 섹터 34개 종목의 평균 PER은 35.38배로 코스닥 전체 PER의 2배를 훌쩍 웃돌고 있다. 건강관리 섹터의 PBR(4.79배)로 코스닥 PBR의 2배 이상 수준이다. 내츄럴엔도텍의 PER은 34.43배에 달하고 PBR 역시 10.21배로 어지간한 기업의 PER을 웃돈다.

내츄럴엔도텍보다도 훨씬 높은 PER을 기록하는 기업이 허다하다. 바이넥스의 PER은 97.56배에 이른다. 현재 주가는 향후 97년 이상의 실적을 더한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차바이오텍, 씨젠, 알테오젠, 셀트리온, 마크로젠, 녹십자엠에스 등 종목의 PER도 45배~75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바이오·제약주의 주가수준을 '버블'이라고 폄하해서 안된다는 목소리들이 많다. 과거처럼 단순 '테마'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주요 종목들은 해외 기술이전, 제휴 등 실적 가시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은 실제 실적이 나올 때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반기술의 가시성 정도가 더 중요하다"며 "메디톡스, 씨젠 등은 자체 기술이 해외에서 이미 높게 평가받는 등 과거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바이오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만 내주 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논란의 진위여부가 나온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바이오업종의 조정도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분기 실적시즌 도래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한미약품처럼 대규모 기술수출 가능성이 살아있는 종목들은 여전히 주가흐름이 견조하다"며 "1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면 실체가 없이 편승했던 종목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내츄럴엔도텍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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