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과거 박스권 장세에서 시장에너지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투자자의 양자택일이 불가피했으나 현재처럼 대내외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는 코스피·코스닥의 동반강세 흐름이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무게를 둔다.
눈에 띄는 점은 코스피 상승흐름이 이어지는 동안 코스닥 상승세도 견조하게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8.59포인트, 1.23% 상승한 706.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542.97로 마감한 코스닥은 2월초 600선을 터치한 후 2개월여만에 다시 700선까지 돌파했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으로 700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08년 1월10일(713.36)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올해 2월 코스닥이 600선을 찍고 난 후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반등할 때 코스닥의 소외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코스피-코스닥 중 어느 하나만 오를 것이라던 예상이 틀린 것이었음이 증명됐다.
과거와 다른 흐름이 나타난 이유는 시장안팎의 에너지가 달라진 영향이 크다. 2012년 9월 이후 코스피·코스닥 일별 거래대금 합계가 10조원을 넘어선 적은 지난달까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전일(16일)까지 12거래일 중 6거래일에 달했다. 지난 14일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한 날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합계는 13조4300억원으로 2011년 8월 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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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월간거래대금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도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째 지속되는 모습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증시거래대금은 7조원을 밑돌았고 시장에너지는 매우 한정된 상황이었다"며 "시장에너지가 한정된 상황에서는 대형주-중소형주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선택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지금처럼 시장안팎의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는 장기박스권을 거치며 대형주-중소형주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습관에 구애돼서는 안된다"며 "코스피-코스닥이 동반해서 추세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하고 기관이 외국인을 추종하는 과정에서 코스닥으로의 유동성 응집력은 다소 떨어진 게 맞다"며 "하지만 코스피가 2100 안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주춤해질 경우 코스닥으로의 유동성 유입은 다시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실적모멘텀 대비 과도하게 오른 주가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시점이라는 점을 드는 이들도 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도 컴투스 등 게임주를 중심으로 시장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코스닥이 한 차례 급락한 바 있다"며 "1분기 실적시즌이 개시되면서 그간 유동성만을 이유로 급등했던 종목·업종의 급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