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안긴 KT렌탈, 이자 '뚝' 이익 '쑥'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5.03.05 11:23
글자크기
KT렌탈이 롯데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신용평가사들이 KT렌탈의 신용등급을 두고 주판알을 굴리기 시작했다. KT렌탈의 사업구조상 신용등급 상향이 현실화될 경우 실적개선 효과가 적잖을 전망이다.

4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3사는 KT렌탈의 매각 작업과 맞물려 신용등급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KT렌탈이 롯데그룹에 편입되고 인수주체가 확정될 경우 새로운 대주주와 그룹의 지원 의지 등을 고려해 등급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주주의 재무적 지원 여력과 의지, 시장 내 경쟁력 유지 여부,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여부 등을 고려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T렌탈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초 KT ENS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사태 당시 모기업인 KT (34,500원 ▼100 -0.29%)의 계열사 지원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KT캐피탈, KT스카이라이프 등과 함께 'AA-'에서 'A+'로 강등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큰 문제만 없다면 롯데그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KT렌탈이 AA등급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에서 KT렌탈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은 렌탈업종의 특성 때문이다. KT렌탈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차량을 구입, 운영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이 당기순이익을 가르는 주요 요소다.

KT렌탈이 신용등급 강등 전까지 승승장구했던 것도 신용등급 AAA급의 모기업 KT 후광에 힘입어 낮은 조달비용으로 자금을 차입한 덕이 컸다. 업계에서 KT렌탈을 '서비스업'이 아닌, 일종의 '금융업'으로 분류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KT렌탈은 신용등급 강등 뒤인 지난해 8월과 10월 3년에 만기 회사채를 각각 3.054%, 2.623%에 발행했다. 신용등급이 'AA-'로 한단계 상향될 경우 발행금리는 0.3%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AA-' 등급의 CJ CGV는 금리 2.312%에, 같은 등급의 SK네트웍스는 2.429%에 회사채를 발행했다.


KT렌탈이 회사채 시장에서 지난해와 같은 3000억원 수준을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비용을 9억원 줄일 수 있다. 이는 2013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3% 가까이 늘어나는 효과다.

시장 한 관계자는 "KT렌탈 입장에서는 앉은 자리에서 실적이 느는 셈"이라며 "롯데의 고가 인수 논란과 별도로 롯데 후광 효과를 누릴 KT렌탈 자체의 경쟁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