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년새 낙폭 40%...ELS 녹인 우려 점증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최동수 기자, 이해인 기자 2014.10.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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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13만5000원에서~14만원에서 녹인 조심"

현대차 (239,000원 ▼3,000 -1.24%) 주가가 1년새 40%가 빠지면서 ELS(주가연계증권) 녹인(손실구간) 공포가 커지고 있다. ELS가 녹인에 들어가면 증권사들이 손절매에 나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연쇄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대차 주가 13만5000~14만원에서 녹인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2일 현대차는 전날보다 5500원(3.29%) 떨어진 16만1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1년 전 대비로 약 40%가 미끄러졌다.



현대차 주가 급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다음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차는 신차판매 부진, 환율 변동, 파업 등으로 시장전망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예상 평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1조7766억원이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1조9225억원이 예상됐지만 눈높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이 ELS 녹인 우려다. ELS는 특정 주식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일 때 판매사인 증권사가 약정된 수익을 지급한다. 그러나 주가가 정해진 구간을 이탈하면 손실이 날 수 있다. 이것이 녹인이다. ELS를 운용하는 증권사들은 기초자산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박스권 매매를 통해 수익을 보전하는데, ELS가 녹인에 들어가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보장해줄 필요가 없고 자체적으로도 손절매를 하기위해 기초자산인 주식을 시장에 던지게 된다.



올해 들어 증권시장에는 ELS 공포가 곳곳에 퍼지고 있다. S-Oil, 현대중공업, OCI 등 2~3년 전 호황을 누리던 정유, 조선, 화학업종 대형주들이 ELS 녹인 여파에 주가 하락세가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전날에도 LG화학이 14%가 급작스레 빠지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

현대차 역시 1년 새 주가가 40%가 빠지면서 ELS 녹인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ELS의 손실구간은 -40~50%대로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아직 현대차가 ELS 녹인 여파가 크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가 16만원을 밑돌면서 ELS 물량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아직 물량이 많지 않다"며 "ELS보다는 실적 등 펀더멘털 측면이 주가 하락의 주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13만5000원에서~14만원사이에서 ELS 녹인 물량이 가장 많이 출회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 물량이 많지 않은 점도 다행스럽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가 최고가를 기록했던 2012년 4월(27만2500원)에도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 물량은 366억원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다수가 기상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6만원 밑에서 녹인 구간에 들어가는 현대차 ELS 물량은 총합해도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주가가 13만5000원~14만원까지 떨어지면 ELS 녹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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