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팔고…자원공기업은 자산매각 中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2014.10.06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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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금액 약 1조4000억원…투자금액의 5분의 1 수준, '부실 매각' 논란도

/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자원 공기업들의 지상 과제는 사업 구조조정이다. 앞다퉈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매각하느라 정신없다. 대부분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자주개발률'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사업들인데 부채감축 등 공기업 정상화를 위해 내던진 모양새가 됐다.

한국석유공사의 ‘노스 애틀랜틱 리파이닝(NARL)’ 매각이 대표적이다. 석유공사는 지분 100%를 가진 하베스트의 정유 자회사 ‘NARL’을 미국 금융회사 실버레인지 파이낸셜 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NARL은 기존 인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하류부문 정제 자회사로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 부실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곳이다.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발생해 왔다. 석유공사는 9억3000만캐나다달러에 매입한 NARL을 불과 1억캐나다달러에도 이르지 못한 가격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 등 다른 자원 공기업 역시 해외자산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35조3000억원으로 그 비율이 393%에 이른다. 이에 가스공사는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지분 49%를 내놨다. 또 우즈베키스탄 압축천연가스(CNG)·실린더사업에서도 보유한 지분 19% 전량을 내년까지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캐나다 혼리버 가스전은 규모를 축소하고 우미악과 웨스트뱅크의 가스전은 개발을 보류한다.



부채 감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의 지분까지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잠비크 광구에는 국내 소비량의 약 5년7개월치 사용분인 19억6000만톤의 가스부존이 매장돼 있다. 가스공사는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는 현재 호주 바이롱 유연탄 광산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10년 4190억원을 들여 100% 지분을 인수했지만 이 가운데 49%를 매각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인도네시아 바얀리소스 유연탄광산(20.0%)과 캐나다 크리이스트(12.5%)·워터배리 우라늄광산(16.0%) 지분 등 9개 사업의 지분도 매각해 부채 감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광물공사도 파나마 구리 광산의 사업 지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6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비를 조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유 지분 10%를 연말까지 매각한다. 광산의 사업성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매각을 단행한다.


현재 자원 공기업들이 매각을 추진 중인 해외자원 사업의 총 투자금액은 7조113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매각금액은 투자 금액의 5분의 1도 안 되는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자원 공기업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내세웠던 자주개발률 달성을 위해 다소 무리하게 진행했던 사업 진출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양적성장에 치중해 불필요하게 추진했던 사업들을 매각하고 사업성이 확실한 것들을 잘 추려서 내실화해 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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