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p의 유혹, BBB 등급 회사채 발행 물꼬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4.10.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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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p의 유혹, BBB 등급 회사채 발행 물꼬


한동안 회사채 시장에서 밀려났던 신용등급 BBB 기업들이 다시 회사채 시장 문턱을 밟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대한 수요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신용등급 BBB+)은 이달 중순 1000억원 수준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주관 증권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만기는 1년6개월과 2년으로 시장 수요에 따라 발행 규모를 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반만이다. 당시 1500억원 규모로 발행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는 전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회사채로 조달할 자금을 내년 1월 만기회사채 1000억원 중 일부와 ABS(자산유동화증권)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이랜드월드(BBB+)도 지난달 15일 2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이랜드월드는 올 들어 네차례에 걸쳐 총 500억원을 사모사채로 조달했다. 노루페인트(BBB+)는 지난달 5일 2년 2개월만에 1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가 전격적으로 발행이 이뤄지면서 시장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최근 BBB 등급 기업의 잇단 회사채 발행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리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발행된 BBB 등급 회사채의 연금리는 1년 6개월~2년물 기준으로 3~4%대다. 노루페인트는 2년물을 연금리 3.30%에, 이랜드월드는 1년6개월물을 4.50%에 발행했다. 2% 초반대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1~2%포인트 높다.

고금리를 좇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예상 밖으로 흥행한 데 따른 부수 효과도 적지 않다. 하이일드펀드는 총자산의 30% 이상을 BBB+ 등급 이하 채권이나 코넥스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노루페인트와 이랜드월드의 사모사채도 하이일드펀드에서 대거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은 지난 8월말 기준 1조2700억원으로 당초 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올해 총 설정액을 이미 크게 넘어섰다. 최근 쿠쿠전자 (21,350원 ▼150 -0.70%), 데브시스터즈 등 시장 관심을 모은 기업이 속속 상장하면서 하이일드펀드 투자 규모가 커진 게 BBB 등급 회사채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시장 수요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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