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유니온스틸 합병 검토…장세주 회장의 고민은?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4.09.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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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경영 해 온 연결회사, 합병 따른 시너지 vs 부작용 저울질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


동국제강 (8,530원 ▼30 -0.35%)과 자회사 유니온스틸 (10,500원 ▲200 +1.9%) 합병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당초 예상보다 합병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11일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추진설에 대해 "철강산업 시너지 극대화 및 포트폴리오 재구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병 추진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요구에서 시작됐다. 채권단은 동국제강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교적 건전한 재무상태를 지닌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 등의 방안을 검토하며 동국제강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동국제강은 지난달 초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한 뒤 합병 타당성을 검토해왔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역시 최근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이 고려한 합병 시너지는 우선 부채비율 축소다. 동국제강은 2016년까지 브라질 CSP제철소 건립 등으로 인해 설비투자 및 이자비용으로 연간 25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이번 달 안에 25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역시 막아야 한다. 유니온스틸은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자산 1100억원, 순차입금 비율 84.9%로 합병시 동국제강 재무구조 개선에 일시적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합병시 유니온스틸이 생산하는 컬러강판과 아연도금강판 등의 원료인 열연 역시 브라질 CSP제철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온스틸 역시 원가절감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합병 시너지 못지않게 합병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1960년대부터 별개의 회사로 설립된 두 업체는, 창업 2세대인 장경호 회장이 2000년 별세한 이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동생인 장세욱 유니온스틸 회장이 각자 경영해왔다. 사실상 형제경영 체제다. 기업 문화 역시 이질적이라는 평이다.


동국제강이 현재 보유한 유니온스틸 지분 65.1%로 인해 이미 연결 재무제표상 유니온스틸 영업실적이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기에, 합병에 따른 재무 개선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합병에 대해 방향을 정해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합병 여부도, 결정 시기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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