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 태어난 곳…천혜의 땅 '바하마'

머니투데이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2014.09.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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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익숙한 여행지, 몰랐던 매력

편집자주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미국 동남부의 휴양도시 마이애미에서 비행기로 불과 3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천혜의 땅 바하마 군도(The Bahamas). 바하마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카리브해 최대의 관광 국가다.

마이애미에서 출발하는 40여 회의 항공편과 수많은 크루즈 선들로 매주 평균 2만 명의 관광객들이 바하마를 향한다. 더군다나 바하마의 수도 나소(Nassau)는 제주도의 1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 바하마 지도↑ 바하마 지도


바하마가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중남미의 국가들 중 가장 치안이 안전하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특히 나소는 국제적인 무관세 지역으로 '쇼핑 천국'으로 꼽힌다. 베이 스트리트(Bay street)를 중심으로 한 도심과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Diamond District)에서 명품과 보석들을 손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함께 알려진 바하마 군도는 1600년대 중반 영국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기 시작했다. 1973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실질적인 경제 활동은 주로 미국의 도움을 받았다.



관광업과 국제 금융업 그리고 각종 투자사업 등을 통해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지리적 위치 때문에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중간 기착지 역할도 해오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정치적으로 미국과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특히 양국 간 체결된 해상항공협정으로 바하마로의 출입국은 반드시 미국을 통해서만 이뤄져야 한다. 입국은 미국 영내에서 출발한 항공기와 크루즈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출국 역시 미국을 통해서 제3국으로 나가야만 한다.

그런 이유에서 바하마로 가는 항공편과 크루즈 선의 99%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출발한다. 또한, 미국에서 파견된 미국 이민세관 단속국(ICE:Immigration & Customs Enforcement) 소속 직원들이 바하마 출국과 미국 입국을 관리하고 있다.


↑ 바하마 군도를 위성에서 바라본 모습↑ 바하마 군도를 위성에서 바라본 모습
바하마 전체 인구의 약 70%가 거주하는 뉴 프로비던스(New Providence) 섬의 나소는 바하마 최대의 도시다. 린든 핀들링 국제공항(Lynden Pindling International Airport)에서 서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도시는 정치·경제·상업 중심 지구로서의 구실을 하고 있다.

나소 관광은 대개 북서쪽에 있는 파라다이스 아일랜드(Paradise Island)와 거기서 또 북동쪽에 있는 산호섬 블루 라군(Blue Lagoon; Salt Cay), 나소 시내에 있는 유적지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 블루 라군 아일랜드, 뒤로 보이는 섬은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사진 : Dolphins CC BY-SA)↑ 블루 라군 아일랜드, 뒤로 보이는 섬은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사진 : Dolphins CC BY-SA)
바하마의 아침은 대부분 늦게 시작한다. 해가 뜨는 시각은 오전7시 전후로 8시 정도가 되면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다. 아침에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린다. 신기하게도 새벽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해가 뜰 즈음에는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멈춘다. 그래서 거리가 항상 깨끗하고 시원하다.

나소 지역을 돌아보는 방법은 파라다이스 아일랜드를 마주 보고 놓여있는 베이 스트리트(Bay Street)를 중심으로 이동하면 된다. 동쪽의 몬타구 요새와 베일루 힐 로드(Bailou Hill RD)에 있는 총독 관저(Government House)를 비롯해 서쪽의 굿맨스 만(Goodman’s Bay)까지 약 6Km의 길이의 거리 안에 대부분의 관광지가 모여있다. 천천히 걷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 총독관저 (Government House)↑ 총독관저 (Government House)
↑ 사진출처 : CC-BY-SA-3.0/Matt H. Wade at Wikipedia
↑ 나소 하버(Nassau Harbor) - 멀리 뒤로 보이는 다리 오른쪽이 파라다이스 아일랜드다. ↑ 나소 하버(Nassau Harbor) - 멀리 뒤로 보이는 다리 오른쪽이 파라다이스 아일랜드다.
ebodie CC-BY

예전에 나소 지역은 카리브 해에서 활동하는 해적들의 소굴로서 악명 높았다. 조니 뎁 주연의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Caribbean)도 바하마를 무대로 한 해적 영화 중 하나다. 바하마가 영국 식민지가 된 후 영국 정부에서는 해적들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몇 개의 요새(Fort)를 만들었고, 그중 하나가 몬타구 요새(Fort Montagu)다.

외로이 바하마의 바다와 하늘을 지키는 해안 포대 요새는 파라다이스 아일랜드(Paradise Island)를 마주 보며 나소의 끝자락에 서 있다. 동쪽에 홀로 서 있는 탓에 다른 지역에 비해서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고즈넉한 분위기가 오히려 오랜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 몬타구 요새(Fort Montagu)↑ 몬타구 요새(Fort Montagu)
몬타구 요새를 나와서 베이 스트리트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파라다이스 아일랜드를 지나면서 오른쪽 바다 쪽으로는 크루즈 선박들이 보이고 그 맞은편 도로변으로 즐비한 명품 매장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고급 시계와 보석 등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쇼핑에 관심이 많다면 둘러봐도 좋고 운이 좋다면 고급 제품을 아주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다.

↑ 베이스트리트(Bay Street)↑ 베이스트리트(Bay Street)
↑ 사진출처 : (WT-shared) Jpatokal at wts wikivoyage

↑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Diamond District)↑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Diamond District)
쇼핑이 지겨워지면 도심 쪽으로 발길을 돌려 가깝게 흩어져 있는 관광지를 돌아보면 된다. 총독 관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산재해 있다.

1670년에 영국 성공회 소속 교회로 최초 건립된 후 무려 340여 년이 넘은 카리브 해에서 가장 오래된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Christ Church Cathedral), 물을 저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나소의 랜드마크로도 활용되는 워터 타워(Wayer Tower)가 있다.

↑ 워터 타워(Water Tower)↑ 워터 타워(Water Tower)
배 모양의 요새로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핀캐슬 요새(Fort Fincastle)와 여왕의 명령으로 노예들에 의해 만들어진 여왕의 계단(Queen’s Staircase)도 있다. 여왕의 계단은 핀캐슬 요새로 올라가는 총 66개의 계단들로 이뤄졌다. (지금은 65개만 남아 있다)

↑ 핀캐슬 요새(Fort Fincastle)↑ 핀캐슬 요새(Fort Fincastle)
↑ 여왕의 계단(Queen’s Staircase)↑ 여왕의 계단(Queen’s Staircase)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의 현재 건물은 1862년에 지어졌다. 영국 해군 소속 페테렐 호(H.M.S Peterel)가 나소에 들어 왔을 때 그 배의 장교들과 승무원들이 현재의 교회 건물을 건립했는데, 대부분 사람이 황열병(Yellow Fever)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이에 십자가 형상으로 종이에 그들을 추모하는 추모비가 세워진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매주 일요일 오전 7시와 9시 30분에 예배가 열리며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미사가 열린다. 내부는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아주 웅장하고 장엄하다. 특히 천장에 걸린 파이프 오르간은 그 소리가 자꾸 듣고 싶을 정도로 귓가에 남는다.

↑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Christ Church Cathedral)↑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Christ Church Cathedral)
↑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Christ Church Cathedral)↑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Christ Church Cathedral)
베이 스트리트를 벗어나 웨스트 베이 스트리트(West Bay Street)로 접어들면 해적이 창궐했던 지역답게 재미있는 해적 박물관이 있다. 바다 쪽으로는 아라왁 케이(Arawak Cay)에 위치한 샤를롯 요새(Fort Charlotte)를 만난다. 나소의 여러 요새 중에서 가장 넓고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있어 역사적인 가치가 높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경관은 가히 환상적이다.

↑ 해적박물관↑ 해적박물관
↑ 사진출처 : JERRYE AND ROY KLOTZ MD (CC-BY-SA)

↑ 파라다이스 아일랜드(Paradise Island)↑ 파라다이스 아일랜드(Paradise Island)
굿맨스 베이를 지나면 나소 최고의 수상 스포츠 공원인 화이트 샌드 케이블 비치(Cable Beach)를 만난다. 바다가 만으로 둥글게 이루어진 덕에 바다에서는 제트스키, 바나나 보트, 패러세일링 등 각종 수상 스포츠를 저렴하고 여유있게 이용할 수 있다. 해수욕도 가능하며 특히 제트스키 비용이 아주 저렴한 것으로 유명하다. 흥정은 기본이다. 나소 도심에서 걸어서 20~30분이면 갈 수 있다. 걷기 싫다면 버스를 타도 좋다.

↑ 나소 도심에서 바라본 크루즈 터미널↑ 나소 도심에서 바라본 크루즈 터미널
나소의 대중교통으로는 버스와 택시가 있다. 버스비는 1.5달러이며, 버스 정류장이 곳곳에 있어서 편리하다. 택시비는 1인당 5달러 선이다. 택시는 4명이 모이거나, 흥정을 통해 15~ 20달러가 돼야 출발한다. 요금 조건은 까다롭지만, 가격을 흥정해서 원하는 목적지로 가면 된다. 시내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굳이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녀도 충분하다.

서쪽의 나소 비치 리조트에서 도심까지는 20달러면 충분하고,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아틀란티스 리조트에서 도심까지는 30달러 정도면 갈 수 있다. 대부분의 호텔 앞에는 항상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택시를 기다리거나 요청할 필요는 없다. 바하마 화폐단위는 달러고 미국 달러화와 1:1 비율로 통용된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9월 13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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