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실한 벤츠 C200, 잘생긴 CLA 250 4매틱

머니투데이 김미한 기자 2014.08.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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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더 뉴 C200은 최고 출력 184마력(5500rpm), 최대 토크 30.6kg•m(1200rp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3초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235km, 리터당 복합연비는 12.1km다. 가격은 5420만원. 17인치 알로이 휠과 크롬 장식 등 스포티 디자인 옵션이 빠진 C200은 4860만원이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더 뉴 C200은 최고 출력 184마력(5500rpm), 최대 토크 30.6kg•m(1200rp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3초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235km, 리터당 복합연비는 12.1km다. 가격은 5420만원. 17인치 알로이 휠과 크롬 장식 등 스포티 디자인 옵션이 빠진 C200은 4860만원이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모든 것이 편해요, C 200
벤츠는 사람들의 욕망을 아주 잘 읽는다. 올해 새로운 C클래스와 쿠페형 디자인의 CLA를 연속으로 내놓으며 2.0 가솔린 모델을 사려는 사람들을 더욱 고민에 빠트렸다. 기자는 새로운 C클래스의 기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C 200과 최근 출시한 CLA 250 4매틱을 각각 시승해봤다. 둘은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에 1991cc의 배기량,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을 꺼 연료 효율을 높이는 온/오프 기능, 조작 형태는 약간 다르지만 일반 운전자에게는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질 7단 자동 변속기까지. 순전히 운전을 하는데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조건은 거의 같다.

먼저 달린 것은 C 200이다. 누가 몰아도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벤츠의 장점을 고루 갖춘 모델이다. 모든 것이 쉽다. C클래스는 애초에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를 꼭 닮았다. 이번에도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새로운 S클래스를 그대로다. C클래스의 가장 큰 변화는 사실 인테리어에 있다. 검은 피아노 표면을 그대로 재현한 8.4인치 커맨드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주변의 디자인은 가로로 시원시원하게 배치돼 실내가 넓어 보인다. 자잘한 기능 버튼들이 줄었고 다이얼과 오른 손을 턱 얹기 좋은 터치패널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표면 위에 글을 쓰면 한글까지 알아먹는다. 반응역시 빠른 편이어서 딱히 불편하게 느끼진 않았다.



실제 C 클래스는 자동차의 실내 크기를 결정하는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가 이전 C클래스 보다 80mm 늘어났다. 차체 역시 너비는 1810mm, 길이는 4700m로 전 세대에 비해 각각 40mm, 65mm씩 커졌다. 그러나 실제 운전에 집중하는 사람은 스티어링휠과 비슷한 거리를 유지하기 마련. 오히려 널찍해진 공간감은 뒷좌석에 앉았을 때 다가온다.

C 200은 가솔린 모델이다. 저속에서 부드럽고 조용히 움직이지만 가속을 하기 시작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10km 씩 매끈하게 오른다. 코너에서 스티어링휠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다시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도 똑같이 차곡차곡 내려온다. 일정한 간격으로 내려오기에 고속 주행 중, 운전자가 차분히 대응할 수 있다. 물론 시속 140km이상을 치 닫을 때까지 변속의 느낌도 크지 않았다. 다시 속도를 100km이하로 낮추고 짧게 멈춰봤다. 좋은 차는 잘 달린다. 더 좋은 차는 제 때 정확히 선다. 밀림 없이 정확히 멈췄다.



두 모델 모두 코너를 돌 때에도 차의 엉덩이가 밖으로 밀려나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크지 않았다. 알아서 차체를 잡아주는 벤츠 고유의 ESP(차체자세 제어장치) 탓이다. 보다 몸을 놀리며 달리고 싶은 사람은 바로 이점이 C 클래스에게 아쉬울 터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달리는 운전자에게는 사고를 줄이고 너무나 잘 달리는 차를 두렵지 않게 하는 장점이다.

C클래스는 어떤 모델이건 엔진의 가속 차이만 있을 뿐,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왜 항상 남의 결혼식에 가면 신랑감은 다 똑같이 생겼는지, C클래스를 타보면 알게 된다. 아니나 달라, 벤츠는 지난 5월 부산 모터쇼에서 더 뉴 C클래스를 선보인 이래 바로 예약 대수 1000여대를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C클래스의 올해 국내 판매 가능 물량은 3500대이다.
더 뉴 CLA 250 4매틱은 최고 출력 211마력(5500rpm), 최대 토크 35.7kg.m(1200~4000rp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6초에 도달한다. 최고 속도는 240km, 복합연비는 리터당 11.3km으로, 가격은 5320만원(부가세 포함)이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더 뉴 CLA 250 4매틱은 최고 출력 211마력(5500rpm), 최대 토크 35.7kg.m(1200~4000rp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6초에 도달한다. 최고 속도는 240km, 복합연비는 리터당 11.3km으로, 가격은 5320만원(부가세 포함)이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누구나 훔쳐보게 만드는 CLA 250 4매틱
CLA를 보는 순간 바로 탄성을 질렀다. 그리 크지 않은 차임에도 고래의 등처럼 완만한 곡선을 그으며 내려가는 보디라인이 날렵하다. 그릴 아래 메탈 크롬 장식이 화려하다. 시승차는 은은한 보랏빛이 도는 검은색이었다. 차가 복잡한 청계천 주변을 멈출 때면 이름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같은 C클래스지만 전혀 다른 차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CLA의 가장 큰 매력이다. 길이는 4690mm로 C클래스 보다 10mm 짧고 폭도 1775mm로 겨우 5mm 좁다. 전고 역시 1430mm로 15mm 정도 낮을 뿐이다.

외관에 비해 실내는 담담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평범하다. 그리 크지도 그리 작지도 않은 수준이다. 다만 검은 카본 대시 보드와 무광 금속의 장식들이 운전하는 내내 고속주행이 가능할 것 만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현재 판매 중인 CLA 250 4매틱은 벤츠의 고성능 버전인 AMG의 디자인 패키지가 포함됐다. 운전하기에 따라 자동으로 네 바퀴에 힘(토크)이 배분되는, 4매틱은 스티어링휠을 잘도 따라온다. 흔히 직관적인 반응이라 말하는 바로 그 느낌이다.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은 시속 40km을 넘긴 이후로 가속을 할 때마다 토크 3000과 5000 사이에서 엔진음을 울려댔다.


아무래도 모든 것이 안정적인 C 200을 먼저 탄 게 잘못이었다. CLA 250 4매틱은 참 비슷하지만 분명히 주행감이 다르다. 노면의 질감이 뜻밖에 여실히 느껴진다. C 200과 공통점을 꼽자면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꿔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엔진음만 커졌다면 과장일까? 역시 ‘미니 CLS’라 부를만큼 화려한 디자인이어도, 터보 엔진을 달아도, CLA가 CLS일 수는 없다. 멋스럽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쉬운 차다.

끝으로 이전 세대에 이어 이번 C클래스에도 여전한 벤츠만의 안전 기술이 있다. 시속 60km에서 급하게 스티어링휠을 꺽고 브레이크까지 밟는 ‘사고 상황’에서 발휘되는 ‘프리 세이프’ 기능이다. 안전벨트를 팽팽히 조이면서 비상등이 깜짝이며 열었던 창문은 위쪽 5cm 남짓을 남기고 자동으로 닫힌다. 5cm를 남기는 것은 에어백이 터졌을 때, 앞좌석 사람들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것이다. 실제 트랙에서 체험한 바로는 놀라울 정도로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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