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 내 마음 속의 '역'으로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2014.08.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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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함안역’, 이병헌 평론가(1955년~ )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 내 마음 속의 '역'으로


떨림은 짧을수록 강렬하다. 짧을수록 팽팽한 것이다. 잠시 멈췄다 다시 출발하는 모든 기차들처럼 머무는 순간이 짧아야 한다. 엔진을 끄지 않은 기차의 차창이 흔들릴 때의 느낌 같아야 하는 것이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별빛인 듯 달빛인 듯 머물러 울렁거리게 하는 짝사랑의 떨림이어도 좋겠다. 그러나 모든 사랑의 떨림은 짧고 이별은 길고 아쉬운 법이어서 돌아오는 길은 유독 가슴이 기차바퀴처럼 덜커덩거리는 것이다. 덜커덩, 덜커덩, 내 가슴에도 그런 '역'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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