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2롯데월드'에 부담금 600억 떠넘기기 '논란'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2014.08.1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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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인·허가 변경 당시 없었던 비용 롯데에 '전가'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과 관련해 롯데그룹이 일부 부담키로 했던 주변 도로공사 비용을 사실상 전액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행정적 과실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통대책에 포함된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비용에 인근 최근 주민들이 요구했던 민원사안까지 포함돼서다.



저층부 입점 업체들과 이미 조기개장을 전제로 계약해놓은 롯데 입장에선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서울시가 통보한 보완사항을 모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관청의 행정적 미숙함으로 인해 발생한 추가비용까지 민간기업에서 부담하는 형국이 됐다.

특히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은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공사로, 1998년 송파구에서 내준 첫 건축허가 당시 제2롯데월드 인·허가 조건에 포함된 사항도 아니었다.



서울시가 2010년 11월 제2롯데월드 건축 인·허가를 변경할 당시, 롯데는 총 1.12㎞의 올림픽대로 하부 도로공사 비용 중 지하구간인 520m에 대한 공사비 (약 480억원)만 부담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올해 5월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문제를 놓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자체 실시설계 결과 지하구간 공사비용이 678억원으로 늘었고 나머지 지상구간 공사비용까지 롯데가 부담하기로 하면서 총 808억원으로 당초보다 328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도로 인근 장미아파트 주민들이 전 구간을 지하화하도록 강하게 민원을 제기하자 서울시가 이를 감안한 모든 공사비용에 대한 방안을 롯데측에 마련할 것을 제안, 결국 총 공사비 추산액이 1108억원으로 늘었다. 롯데 입장에선 결국 임시사용을 위해 당초 480억원만 부담하면 되는 공사비가 2.3배 이상 늘게 된 셈이다.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자료=롯데그룹제2롯데월드 교통대책./자료=롯데그룹
서울시가 일부 조기개장 등의 변수를 건축심의 당시 합의때 고려하지 못하면서 생긴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만큼 서울시의 행정적 미숙함이 드러난 대목이란 것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초 합의사항에 구속력이 있다면 부담금은 바뀌지 말아야 함에도추가 부담을 지도록 한 서울시의 요구는 잘못된 행정 행위"라며 "롯데가 최초로 추산된 교통부담금을 선제적으로 납부했음에도 민원에 의한 추가부담금까지 수용한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인·허가 당시 결정됐던 대로 이행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서울시의 추가적 부담금 요구는 합당한 과정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제2롯데월드가 임시개장할 경우 교통문제가 불거질 수 있지만, 모든 사안이 인·허가시 고려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주변 도로공사가 늦어진 만큼 교통분담금을 완납하거나 자체적으로 착공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공사와 함께 제2롯데월드 개장과 관련, 아직 완료되지 않은 교통대책은 탄천변 동쪽도로 확장과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설치다. 이 가운데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공사의 경우 제2롯데월드 전체 준공 전까지 공사비 처리에 대한 합의를 하도록 했다.

탄천변 동쪽도로 확장공사의 경우 이미 롯데가 지난해 450억원을 납부, 서울시가 공사를 진행하기만 하면 된다.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도 현재 진행하고 있고 준공 전까지만 완료하면 되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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