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폭락하는 우선주, 급등하는 우선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4.07.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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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부진 등 부실 우선주 퇴출로 우량 우선주 관심 고조

스마트폰 시대를 개막한 애플은 IT 기술과 인간의 창의력이 결합할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애플에 대한 연구논문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기업부설 경제·경영연구소에서는 한 때 "애플이나 아이폰을 넣지 않으면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애플의 경영방식이나 창의적인 기업문화, 기술신념 등은 그만큼 대단했다.



경영학적 측면에서 보면 애플의 이슈 중 하나가 '배당'이었다. 애플은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17년간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익은 회사성장을 위해 재투자해야 하는 자원이라는 고(故) 스티브 잡스의 신념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애플이 2012년 다시 배당을 시작한 것은 주주들의 성화 때문이었다. 기업성장이 정체되면서 주가움직임이 둔해지자 투자수익을 돌려달라는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회사는 주주를 이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였다.



국내 증시에서도 최근 배당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뉴욕의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운용사들이 삼성전자에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매입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흐름을 생각하면 국내 증시에서 우선주가 갖는 투자메리트와 최근 동향을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주는 2008년 이후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하나대투증권의 분석을 보면 2009년 우선주는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보다 9%포인트 높은 수익을 거뒀고, 2012년을 제외하곤 매년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됐다.


시가총액 상위 우선주의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시총 상위 30개 우선주는 2009년에 벤치마크 대비 33%포인트 수익이 좋았고 2008년 이후 2014년 상반기까지 연평균 19%포인트 초과수익을 거뒀다.

삼성전자 (78,900원 ▲1,500 +1.94%) 뿐 아니라 현대차 (250,500원 ▲6,500 +2.66%), 대상 (22,700원 ▲300 +1.34%), 넥센, 아모레G, CJ제일제당, 롯데칠성 등 우량기업들의 주가를 보면 우선주 강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우선주 퇴출제도를 강화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거래소는 2013년 7월부터 △30일 연속 시가총액 5억원 미달 △반기말 상장주식수 5만주 미만 △반기 월 평균 거래량 1만주 미만 △주주 수 100명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
으로 지정한다.

이후 △시가총액이 5억원 이상인 상태가 10일 연속되지 않거나 △5억원 이상인 일수가 30일 이상이 되지 않으면 상장폐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LS네트웍스우, SH에너지화학우, 사조대림우, 한신공영우, 대구백화점우, 한솔아트원제지우, 동양철관우, 세우글로벌우 등의 퇴출이 결정됐고 지난 4일부터 정리매매가 진행 중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선주 퇴출은 일시적으로 투자심리를 악화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우선주 투자가 본격화될 수 있는 계기"라며 "부실 우선주들이 퇴출되고 나면 적정한 거대금과 높은 배당수익률을 갖춘 우량 우선주들의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배당펀드와 우선주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배당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펀드 출시도 증가할 전망이다. 시가총액 상위 우선주들의 기관수급이 개선되고, 그에 따른 주가상승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가배당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이익이 지속되고 있는 종목, 보통주와 괴리율이 높은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며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배당성향이 증가할 수 있는 종목, 내부 유보금으로 배당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종목도 유망하다
"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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