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사립유치원 '울며 보내기' 막을수 있나

머니투데이 황보람 기자 2014.06.25 08:20
글자크기

[the300-유보통합 해법은②]유·보통합, 국회 공공성 강화 초첨…문제는 '돈'

국회에서 발의된 유보 통합 관련 법안들은 부실화된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공립보육기관 비율이 전체 5.3%에 불과하고 민간 부문은 교사의 자질 등에서 만족스러운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유아교육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해 사립유치원에서 무분별하게 학비인상을 하지 못하도록 추진했다. 교육 운영에 필요한 학부모 납부 비용을 표준유아교육비 범위에서 정하도록 하고 방과후 과정의 운영에 필요한 비용에 대한 인상률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이다.



이는 국공립유치원 추첨에 떨어진 학부모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사립유치원으로 가 비싼 수업비를 내야하는 현실에 안전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 업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돈을 투자한 '사업'에 제대로 이윤을 남기지 말라는 것이냐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가 지원을 현실화해 교사 처우 개선을 이끌어 내는 법안을 내놨다. 이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안에서는 정부의 보육료 지원 단가를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표준보육비용에 상응하도록 연동시켜 민간어린이집의 경영을 개선하고 교사 처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비싼 사립유치원 '울며 보내기' 막을수 있나


유보 통합의 골간이 될 법안도 발의돼야 한다. 지난 6·4 지방 선거를 앞두고 교문위, 보건복지위, 여가위 소속 의원들은 줄지어 유보통합 관련 토론회를 열고 각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에 맞는 재무회계규칙 마련'을, 민간어린이집은 '불합리한 과잉규제 합리적 수준 완화' 등 운영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다.

모든 이해당사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만큼 정부는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재원이 문제다. 실제로 예산을 짜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보통합은 대통령 공약사항이 아니며 추가로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의 유보통합안을 따른다면 유치원과 보육기관의 회계기준을 통합하고 인증제도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우선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인증 자격을 얻은 기관에 인센티브(교사 처우비 등)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


여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기관들이 그동안 정부 지원에도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얻을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엄격한 관리야 말로 유보통합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법안은 특히 민간 업자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규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달 열린 유보통합 토론회 참석해 "정부가 재정 여건이 안돼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유보통합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더 이상 민간 업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관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