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들은 전날까지 최근 4일간 총 68건의 정정공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팹리스 반도체 개발업체 엘디티 (2,830원 ▼25 -0.88%)는 이달 15일 분기 보고서에 영업손실을 1억원으로 기재했으나, 이후 정정공시를 통해 슬그머니 영업손실을 7억원으로 바꿔놨다. 이로 인해 매출액 대비 영업손실 비율이 4%에서 30%로 치솟았다.
20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옮겨 기재하는 과정에서 수치 단위를 착오했다는 게 회사측의 해명이다. 부랴부랴 이를 고쳤으나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혼선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유니드코리아 (0원 %)는 1분기 재무제표 중 연결포괄손익 계산서 작성에서 큰 실수가 있었다. 230억원의 매출액이 '0원'으로 증발한 것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사업내용과 관련한 정정공시도 상당했다. 희림 (6,200원 ▼80 -1.27%)은 2012년 퓨리에인터내셔널과 맺었다는 165억원 규모의 스리랑카 경마장 복합시설 설계용역을 아직도 공시하고 있다.
원래 이달 20일까지 계약이 종료되는 것이었는데, 이를 2017년 5월말로 다시 연장했다는 정정공시를 얼마 전 내놨다. 당초 계약시점부터 5년이나 흐른 것이라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투자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라이콤 (6,870원 ▲90 +1.33%)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제재현황 내용을 넣지 않았다가 정정공시를 냈다. 2011년 코스닥시장본부에서 공시위반 징계를 받았는데 이를 뺀 것이다.
이 밖에 대한광통신 (1,232원 ▼28 -2.22%)과 일경산업개발 (2,855원 ▼140 -4.67%)은 영업양수도와 관련한 사후정보 미제공, 최근 3년간 제제사실 미기재 등의 사유로 정정공시를 했다.
공시업무에 많은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는 코스피도 허술하긴 마찬가지였다.
녹십자 (113,900원 ▼3,700 -3.15%)는 1분기 실적을 부풀려 잡았다가 외부감사 후 이를 정정했다. 당초 32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86억원으로 줄었고, 이로 인해 각종 경영지표가 모두 변경됐다.
GS (43,800원 ▼300 -0.68%)는 오너인 허창수 회장의 지난해 급여총액을 잘못 적어 분기보고서를 정정했다. 허 회장은 급여 4억8200만원과 상여금 2억8400원을 합해 7억6600만원을 받았는데, 이를 9억2600만원으로 잘못 기재했다는 것이다.
CJ헬로비전 (3,180원 ▼20 -0.63%)은 3명 임원의 인적사항을 잘못 기재해 정정했고 삼성증권은 공모 파생결합증권(DLS) 신고서 작성 책임자인 직함을 오기하는 사소한 실수가 있었다.
증권가 관계자는 "상장사 공시는 워낙 방대한데다 내부자료 취합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다만 실적이나 계약 등 주가에 민감한 공시는 신중해야 하는데 아직도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잦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