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스타트업 대표 사외이사 기용 왜?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2014.03.29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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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 대박 호창성 빙글 대표 사외이사 선임...글로벌 사업 경험 높게 평가

호창성 빙글 대표호창성 빙글 대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28일 스타트업인 빙글의 호창성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주목을 받고있다.

일부 벤처기업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우는 있으나 통상 교수나 관출신 명망가, 투자기관 관계자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게 기업의 관례다.

인터넷 대기업인 다음에서 스타트업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높아 선임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호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웹씨인터미디어, 비키, 빙글 등 스타트업을 계속해서 창업해 온 인물이다. 싱가포르, 실리콘밸리 등에서 벤처기업을 운영하며,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와 사업 경험을 쌓아왔다. 동영상 자막서비스 비키는 실리콘밸리에서 세워졌지만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회사다.



호 대표는 이를 일본 라쿠텐에 2억달러에 매각한 후 관심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빙글 운영에 전념하다, 최근 초기벤처기업(스타트업) 육성· 투자 기관 더벤처스를 건립했다. 더벤처스는 글로벌 사업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런 호 대표의 이력을 감안할 때 다음이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대표의 경험을 다음에 최대한 전수하겠다는 의미다.

다음은 올해를 본격적인 해외 시장 재도전의 시기로 상정하고 있다. 다음은 그간 일정관리 앱 쏠캘린더, 통합 이메일 앱 쏠메일, 커뮤니티 앱 쏠그룹 등을 연이어 선보인 썰스튜디오를 글로벌 진출의 선발대로 삼았다. 여기에 자회사 버즈피아의 스마트폰 런처 서비스 버즈런처도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다음은 지난 2004년 일본시장에 진출하고 미국에서는 라이코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진출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서비스의 현지화 부족도 문제였지만, 현지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서비스 출시와 확장 시기를 번번이 놓친 것이 큰 원인이었다.

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글로벌 사업 경험이 풍부한 호대표를 지원군으로 요청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다음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부터 스타트업의 젊은 분위기를 흡수하고 이를 조직 전체에 확산시키자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호 대표는 "사외이사로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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