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우선주 투자, '노란불' 커지나

머니투데이 임지수 임동욱 기자 2014.03.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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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우선주 랠리 지속..보통주 대비 가격메리트는 축소

최근 우선주가 무더기 급등세를 보이면서 우선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수익률에서 최근 상당수 우선주가 보통주를 크게 앞지르면서 우선주 투자는 '우선 투자대상'으로 몸값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유동성 부족 등으로 관리종목으로 묶인 종목들이 대거 오르는 등 이른바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1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100위 내 우선주는 해당 보통주 대비 10%포인트 초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상승률에서 우선주가 보통주를 앞지른 것은 지난 2005년 말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전일(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3.8%인 반면 시총 6위 삼성전자우선주는 올 들어 5.5% 주가가 올랐다. 올해 삼성전자 우선주에 투자했을 경우 보통주보다 9.3%포인트 높은 평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시총 2위인 현대차는 올들어 주가가 0.2% 올랐다. 반면 현대차2우B는 13.8%, 현대차우선주는 9.2% 올라 보통주의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삼성그룹주도 마찬가지로 우선주가 상승세다. 호텔신라우선주가 올들어 123.7% 급등한 가운데 삼성물산우선주도 26.9% 뛰었다. 삼성화재우선주와 삼성SDI우선주도 각각 16.8%, 15.4% 올랐다. 올들어 보통주의 주가가 하락한 삼성전기와 삼성중공업의 경우 우선주는 각각 4.8%, 3.4% 상승했다.

시총 100위권 밖에서 우선주의 선전은 특히 두드러졌다. LS네트웍스우는 올들어 주가가 155.8% 급등했고 동양철관우는 70.1% 상승했다. 이밖에 한솔아트원제지우(54.6%) 한신공영우(52.9%) SH에너지화학우(50.2%) 세우글로벌우(50.1%) 대구백화점우(45.5%) 사조대림우(45.1%) 등도 올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처럼 우선주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우선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함께 오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선주에만 투자하는 유일한 펀드인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우선주펀드는 연초 이후 10.11%(지난 6일 기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이 펀드로는 3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우선주 편입 비중이 높은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하다. KB배당포커스펀드가 연초 이후 6.6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고 하이굿초이스배당펀드는 5.91%의 수익을 기록 중이다. 신영고배당펀드, 한국투자셀렉트배당펀드의 수익률도 각각 3%대를 나타내고 있다.

43개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66%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1.66%을 웃돌고 있다. 올들어 배당주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400억원이 넘는다.

시장은 이같은 우선주 랠리를 △배당확대 가능성 및 의결권 할인요소 약화 △편입 필수종목의 업황둔화 가능성에 따른 우선주 선호 △우선주 편입 펀드 등 단기수요 확대 등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사 전환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따라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우선주 할인 요소 축소에 따라 우선주 선호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모형 펀드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보통주보다 우선주를 편입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우선주 몸값을 높인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최근 우선주의 급격한 주가상승으로 보통주 대비 주가비율 등 가격 메리트는 크게 낮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주가 비율은 95.1%에 달한다. 현대모비스(94.0%) 삼성전자(81.0%) S-OIL(78.2%) 삼성화재(73.7%) 등도 우선주의 주가가 보통주의 70%를 넘는다.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유동주식 비율은 5.8%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유통주식수가 적고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우선주의 경우 단기 수요 과잉에 따라 가격 급등 및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며 "수급과 낮은 유동성에 따른 주가 급등은 대부분 후유증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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