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사옥의 역사와 특성, 그대로 보존할 것"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3.11.26 17:53
글자크기

㈜아라리오 김창일 회장, 150억원에 공간 사옥 인수··· 내년 9월쯤 첫 전시 예정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 모습 /사진=News1 이광호 기자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 모습 /사진=News1 이광호 기자


"'공간'이 지닌 특성을 잘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유작인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의 활용 계획에 대해 아라리오 갤러리의 주연화 총괄디렉터는 "현대건축의 거장인 김수근 선생님의 신념과 함께 역사 깃든 건물을 잘 보존하는 데 주안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꼽히는 공간 사옥은 아라리오 갤러리의 모 회사인 ㈜아라리오(회장 김창일)에 지난 25일 매각됐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관심을 보인 곳이 많으나 평소 미술계에서 빠른 판단력과 행동력으로 소문난 김창일 회장이 돌연 150억 원에 사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이 건축물이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주 디렉터는 "저희 갤러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기존의 역사와 스토리를 안은 채 새로운 미술공간을 만들어 내자는 것"이라며 "공간 사옥의 '김수근 작업실'을 보존하는 등 건물이 지닌 것들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간 사옥은 '미술관'과 '사무공간'이 복합된 형태로 사용될 예정이다. ㈜아라리오는 천안 지역에 '아라리오 스몰 시티'(ARARIO Small City)를 형성하고 교통, 유통, 외식, 문화 등의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서울지역의 거점으로 이 건물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건물의 명칭도 '공간'이라는 이름을 살리는 방향으로 모색 중이다. 예컨대 '스페이스 위드 아라리오(Space with Arario)' 혹은 '아라리오뮤지엄-스페이스'와 같은 식이다. 주 디렉터는 "대중에게 이미 친근하게 인식 돼 있는 부분을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공간'에서의 첫 전시로 '한국현대건축과 동시대 현대 미술'을 주제로 내년 9~10월경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공간 사옥은 검은 벽돌로 이뤄진 본관과 투명한 유리 사옥, 한옥 등이 맞물려있는 독특한 복합건물이다. 건축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지하의 소극장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첫 공연을 했고 공옥진선생의 '병신춤' 등 다양한 공연이 수시로 열렸다. 또 문화재청은 공간 사옥 중 김수근이 설계한 본관을 새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 등록문화재로 등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