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시: 더 라이벌'의 한장면/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굉음을 내지르며 질주하는 F1머신과 드라이버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치열한 명승부를 그린 러시:더 라이벌은 F1 역사상 가장 뜨거운 명승부로 기억되는 1976년 독일 그랑프리를 스크린에 옮겼다.
서킷을 질주하는 머신의 역동성과 귀청이 찢어질 듯한 강렬한 엔진 고음을 현실감 넘치게 표현한 점도 이 영화의 관전포인트다.
우선 F1 머신에 탑재된 과학기술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대략 100억원 이상이란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이는 부품값 등 제작비용으로 산출할 수 있는 데 엔진은 대략 4억원 이상이며, 차체와 핸들도 각각 1억원, 3000만원 가량 된다. 그밖의 부품을 분석해보면 대략 100억원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60㎞까지 가속하고 다시 완전히 멈춰서는 데 5∼6초에 불과한 엔진부터 뜯어보자. 머신의 rpm(1분당 엔진 회전속도)은 1만7000~1만8000 정도다. 피스톤이 초당 300번씩 움직이는 셈이다. 일반 승용차는 7000rpm을 넘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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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탄소섬유 소재를 이용해 가볍게 디자인됐다. 차체 무게는 약 30㎏. 탄소섬유는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 정도로 가늘지만 일반 쇠보다 1000배 더 높은 내구성을 가졌으며, 섭씨 1000도의 고열에서도 형질 변화없이 버틸 수 있다. 그밖에 알루미늄 합금, 마그네슘 합금, 티타늄 등의 가볍고 단단한 특수재료도 이용한다.
고출력을 요하는 엔진의 무게는 100kg에 불과하다. 머신의 전체 무게는 640kg으로 중형 승용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내열성과 가속도를 위한 가벼운 무게까지 고려한다면 자동차 공학이론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신은 공기의 압력차를 이용해 가속도를 낸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와 같다. 머신을 타고 넘어가는 공기가 차후면에 부착된 날개 부분에서 반대방향으로 꺾이도록 해 차체를 앞쪽으로 밀어주게 된다. 마치 등 뒤에서 세찬 바람이 불 때 걷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원리를 통해 머신의 속도는 10~20km/h 정도 더 빨라진다.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열을 동력 에너지로 저장하는 기술인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도 속도를 배가시키는 기술로 꼽힌다.
KERS를 장착한 머신의 경우 드라이버가 레이스 도중 버튼을 누르면 약 7초간 80마력의 출력이 증강된다. 주로 추월을 시도하거나 급가속을 원할 때 사용된다.
이런 속도를 드라이버가 제어할 수 있는 핸들도 일반차와는 다르게 디자인돼 있다. F1 머신 핸들에는 기어단수·랩타임·rpm 등의 표시장치와 더불어 뒷날개 위치를 조절하는 스위치 등의 버튼이 부착돼 안정된 레이스를 운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