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시대, 자제력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2013.09.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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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자기 절제 사회'

유혹의 시대, 자제력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방학을 맞은 대학생 A씨는 오늘도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식사 겸 점심을 먹고 해야 할 과제목록을 확인한다. 그리고 리모컨을 들고 텔레비전을 켠 뒤 멍한 시선으로 화면을 바라본다. 한참이 지난 뒤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게임을 시작한다. 어느새 밤이 깊었다. 야식을 먹으며 A씨는 말한다. "아, 내일부터 진짜 다이어트해야지! 꼭 과제도 할 거야! 내일은 운동도 하고, 정말 계획적으로 방학을 보내야지."

다음날 A씨의 하루는 어떠했을까.



우리 생활 주변에는 다양한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수많은 음식점과 유흥시설, 그리고 시청자의 주목을 기다리는 여러 TV프로그램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다잡으며 살지 않으면 이러한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유혹에 넘어갔더라도 자신을 절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유수 매체에 기고하는 인기 저널리스트 대니얼 액스트는 책 '자기 절제 사회'를 통해 매일 넘쳐나는 유혹과 싸워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작동원리를 밝히고 자기 절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기술혁신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사회를 건설했고 개인주의의 확산은 사회적 제약들을 없애버렸다. 이에 따라 현대인들은 사회로부터 엄청난 수준의 자기 절제와 이에 따른 책임을 강요받고 있다. 사회는 더 이상 우리를 구원하지 않고 자제력 부족은 낙오와 실패로 이어진다. 그 결과 365일, 24시간 나 자신과 끊임없이 사투를 벌어야 하는 삶을 살게 됐다.

뇌과학, 진화생물학, 행동심리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은 인간의 의지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은 욕망에 저항하도록 진화하지도 않았고 자유의지가 존재하는지조차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제력이 개인의 성공과 생존의 핵심요소가 된 현시대를 진단하고 사회적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자기 절제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을 담으면서도 지루하게 정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의 작동원리를 이해할 뿐 아니라 자기 절제를 가능케 하는 힘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액스트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유혹과잉 상황을 진단하고 이에 맞설 다양한 전략과 노하우를 제시한다.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당신은 어떠한가. 그 일을 꼭 해내는가, 아니면 쉽게 유혹에 굴복하고 마는가. 자유의지, 의지력, 정신력만으로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A씨의 미래는 어떠할지 또 다시 궁금해진다. 자기 절제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

자기 절제 사회=대니얼 액스트 지음. 구계원 옮김. 민음사 펴냄. 404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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