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동양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최근 주요국의 통화가치와 원자재 가격이 다르게 움직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최근 투기적 자금이 원자재 시장보다는 외환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는 점에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실행했던 2009년 3월 투기적 포지션 비중이 37%였다는 점과 2001년 이후 투기적 포지션 비중의 최대치가 46%(평균 39%)였다는 점을 감안 시 상품(원자재)시장으로는 투기적 자금이 많이 유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투기적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됐던 외환시장에서 자금이 최근 빠르게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기적 포지션 비중이 지난 4월 52%에서 최근 35%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주간 단위로 글로벌 경기모멘텀(Citi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서프라이즈지수 평균), Citi Macro Risk Index, 신흥국 통화가치(OITP Index), CRB Index, 달러지수, 산업금속지수의 방향성 일치 확률을 계산해 보면 신흥국 통화가치와 달러지수는 Citi Macro Risk Index와의 방향성 일치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반면 CRB지수와 산업금속지수는 경기 모멘텀과의 방향성 일치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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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경기에 따라 움직이지만 초기 유동성 유출입 여부는 리스크 경감 여부에 달려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기적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진입해 있는 부문은 환시장이다. 환시장에 유입돼있는 유동성은 결국 글로벌 리스크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반면 투기적 자금이 덜 유입된 원자재 시장은 리스크의 변화보다는 글로벌 경기 모멘텀 변화에 보다 강하게 반응한다.
정리해서 보면 최근 주요국 환율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은 글로벌 유동성이 환율시장에서 유출되고 있기 때문인 반면,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모멘텀과 사이클 개선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비 국내 경기 베타(민감도, OECD경기선행지수를 이용해 추정)는 2012년 1월 이후 거의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글로벌 경기 사이클 개선의 영향을 국내 경기가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2분기 이후 글로벌 대비 국내 경기 베타가 본격적으로 상승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국내 경기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베타가 높아졌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악화됐을 경우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조업 체감경기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G3(미국, 유럽, 중국 산업생산 평균치) 산업생산지수(y/y)와 글로벌 교역량(y/y) 등과 같은 실물경기 지표들이 동반 상승 전환했다는 점을 감안 시 글로벌 경기 사이클 개선은 당분간 유효해 보인다.
따라서 글로벌 대비 국내 경기 베타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강세를 보였던 업종군인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 경기 베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경기방어주와 KOSPI대비 경기민감주 상대강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경기 베타와 국내 증시 PBR이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 시 상대적으로 낮은 PBR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업종과 최근 국내 경기 베타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업종을 중심으로 재평가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